‘수퍼 개미’로 불리며 주식투자계에 유명세를 떨치던 A씨(42)가 비상장 주식에 대한 투자를 유도해 20여명으로부터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A씨는 2016년 7월 300여명에게 이 주식에 투자할 것을 유도해 총 102억원을 갈취한 혐의로 이미 재판을 받고 있는데, 그 시기 전후 발생한 피해를 경찰이 추가로 파악해 수사를 벌인 것이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허위정보로 비상장주식의 투자를 유도해 피해자 20여명으로부터 3억2000만원 편취한 혐의(사기)를 받는 A씨를 지난달 말 불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300만원으로 100억원을 만든 20대 수퍼 개미’ ‘23세 최연소 애널리스트’ 등의 별명으로 불리며 주식투자 시장에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본인 이름을 내건 증권 방송과 주식카페를 운영하면서 2016년에서 2017년까지 주식카페 회원 등에게 비상장업체 ‘충만치킨’ 주식이 장외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것처럼 속이고 해당 주식을 고가에 매도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 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씨는 피해자들에게 주당 2만6000원의 가격으로 충만치킨 주식을 매도했지만 해당 주식은 상장 요건을 거의 충족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실제 주식 액면가는 100원에 불과했고, 장외시장에서 잠시 거래됐던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주당 2500여원으로 거래됐다. 상장 가능성이 전무한 주식을 액면가의 약 260배로 매도해 투자대금을 편취한 셈이다.
A씨는 이미 위와 같은 수법으로 충만치킨 대표와 공모해 2016년 7월 300여명으로부터 102억원 챙긴 혐의로 지난해 기소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번 경찰 수사를 통해 2016년부터 이듬해까지 있었던 피해 사례도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경찰은 아직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피해자도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씨 측은 앞선 사건의 재판에서 “재산상 이득을 취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결백을 주장해 왔다. 다만 A씨의 변호인은 1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재판 중인 사안이라 입장을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A씨에게도) 입장을 물으려 연락했지만 닿지 않는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A씨는 증권 관련 방송 출연은 중단했지만, 온라인상에는 A씨가 명예회장으로 있는 자선 단체 활동 관련 홍보글이 최근까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해당 자선 단체는 지난해 A씨가 명예회장으로서 앞으로 10년간 100억원을 기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글을 단체 홈페이지에 올렸다. 아울러 A씨의 의지로 사회적 약자와 서민층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지원센터를 출범했다는 내용의 글도 게재했다. 실제 A씨가 운영하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A씨의 이름을 내걸고 투자 상담 등을 진행하는 오픈채팅방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피해자는 “피해자들도 많고 재판도 진행 중인데 선행을 홍보하는 글이 올라온 것에 상당한 분노를 느끼며, 이렇게 대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유사 피해가 또다시 발생하진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