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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바이든 데자뷔인줄" 취임 1년새 고령 논란·지지율 뚝

연합뉴스

2025.12.14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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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복귀 1년 앞두고 건강 약화·고물가 논란 직면
"트럼프, 바이든 데자뷔인줄" 취임 1년새 고령 논란·지지율 뚝
백악관 복귀 1년 앞두고 건강 약화·고물가 논란 직면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2기 임기 취임 1년이 다가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이 그가 선거 운동 기간에 격렬히 공격했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데자뷔'(현재의 상황을 과거에 겪었던 듯한 느낌이 드는 것)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FP 통신은 13일(현지시간) "고령의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과 건강 의혹에 직면하고 있으나 미국이 번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조 바이든 얘기냐고?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얘기다"라며 트럼프가 바이든을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권력을 되찾은지 거의 1년이 돼 가지만 아직도 본인을 전임자와 비교하고 있다.
트럼프의 주장에 따르면 노쇠한 바이든과 달리 자신은 활력이 넘친다는 것이다.
또 바이든은 나라를 파산으로 몰아넣을뻔 했지만 자신은 경제적 "황금기"를 이끌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9일 펜실베이니아주 연설에서 트럼프는 바이든의 이름을 20번 넘게 거론했으며, 비속어를 써가며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주간 트럼프의 대통령직 수행에는 강한 데자뷔가 감돌았다.
그가 본인의 트레이드마크인 거리낌 없는 스타일로 내놓은 발언 중 일부는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재직 당시 발언을 연상케 한다.
바이든은 2024년 4월 "미국 경제는 세계 최고"라고 말했는데, 이는 당시 유권자들의 인식과 상반되는 발언이었다.
트럼프는 9일 공개된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는 "A+++++" 등급을 받을 만하다고 선언하고 물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는 생활비가 여전히 높다는 불평이 미국인들로부터 나오는 것과는 어긋나는 말이다.
버지니아 카먼웰스 대학교의 정치학 교수인 알렉스 키나는 AFP통신에 "그(트럼프)의 지지자들 중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그의 편을 들어 줄 일부가 항상 존재할 것"이라며 "그가 하늘이 파랗지 않다고 말하면, 그들은 하늘이 파랗지 않다고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사람들이 미국 대중의 과반수는 아니다"라며 "결국 사람들은 나가서 물건을 사게 되며, 그들의 경험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AP통신 의뢰로 시카고대가 실시해 11일 결과가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경제 정책에 만족하는 사람의 비율은 미국인의 31%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차린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사람들은 언제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이해할까? 여론조사는 언제쯤 지금 시점의 미국의 위대함을 반영하고,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황이 참담했다는 점을 반영할까?"라고 썼다.
작년 선거운동 기간에 트럼프는 바이든이 저소득 가정의 힘겨운 삶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임자인 바이든이 그랬듯이, 취임 1년이 다 되어 가는 오늘의 트럼프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가격 인상의 원흉이라는 비난을 받는 대기업들 쪽으로 돌리려고 시도하고 있다.
바이든과 마찬가지로 트럼프는 구매력을 강화시키려는 계획에 대한 열의를 불러일으키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바이든의 임기 말기 때 제기됐고 트럼프가 부채질한 바이든의 건강 악화에 대한 우려만큼 심각하지는 않지만, 요즘 트럼프 역시 건강 문제에 관한 물음에 시달리고 있는 점은 마찬가지다.
키나는 트럼프가 바이든을 통치에 부적합한 노인으로 묘사함으로써 미국 정치권의 고령화에 대한 "매우 현실적인 좌절감"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전략은 역풍을 유발할 수 있다.
트럼프는 작년 11월에 당선됐을 때 역대 미국 대통령 당선자 중 최고령자였으며, 지금은 79세다.
공개적인 모습 하나하나가 꼼꼼한 검토의 대상이 되고 소셜미디어에서 공격을 받는 현직 미국 대통령은 이제 바이든이 아니라 트럼프다.
11일에는 그가 보행기를 사용하는 가짜 사진이 유포되기도 했다.
최근 몇 달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내각 회의 때 졸고 있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여러 차례 포착됐으나 백악관 측은 피로한 눈이 쉬도록 하려고 잠시 눈을 감고 쉬고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해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손등에 시퍼런 멍이 들어 두꺼운 화장을 하거나 반창고를 붙인 경우도 목격됐으나 이에 대해 백악관은 악수를 워낙 많이 한 탓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바이든 임기 막판에 측근들은 건강 악화 의혹을 격렬히 부인하는 한편 당시 80대였던 노령의 바이든을 대중의 시선과 기자들의 질문으로부터 차단하려고 노력했다.
트럼프는 바이든보다 훨씬 더 접근하기 쉬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언론과 즉흥적인 장시간 대화를 자주 나누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일간 뉴욕타임스(NYT)처럼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는 트루스 소셜에 "뉴욕타임스 등 언론이 미합중국 대통령을 비방하고 모욕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가짜 보도를 하는 것은 선동행위이며, 심지어는 반역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나는 진심으로 믿는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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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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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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