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승 파죽지세의 두 팀 간 대결답게 매우 치열했다. 풀세트 접전 끝에 웃은 쪽은 선두 한국도로공사였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개인 통산 158승을 기록하면서 프로배구 여자부 최다승 감독의 영예까지 안았다.
도로공사는 14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6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홈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스코어 3-2(18-25, 22-25, 25-21, 25-23, 15-11)로 물리쳤다. 이날까지 4경기 연속 풀세트 승부를 펼친 도로공사는 5연승을 달리며 13승2패(승점 35)로 선두를 지켰다. 7연패 뒤 4연승을 달렸던 IBK기업은행은 상승세를 이어 가지 못했다.
경기 초반 IBK기업은행 기세가 무서웠다. IBK기업은행은 노장 리베로 임명옥의 탄탄한 수비 위에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육서영의 블로킹이 가세하면서 도로공사 모마-강소휘-타나차 ‘삼각편대’는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IBK기업은행이 1세트에 이어 2세트까지 따내는 등 도로공사를 기선제압하면서 경기가 쉽게 끝나는 듯했다.
도로공사는 괜히 선두가 아니었다. 3세트부터 대반격에 나섰는데, 모마가 역시 그 선봉에 섰다. 도로공사의 아포짓 스파이커 모마는 전·후위를 가리지 않고 맹공을 퍼부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모마는 두 팀 합쳐서 최다인 35득점을 뽑았다. 또 12개의 디그를 잡아내며 수비에도 큰 힘을 보탰다.
세트스코어 2-2. 세트 초반 범실로 흔들렸던 도로공사는 곧바로 전열을 가다듬었고 5-4로 앞서갔다. 10점에 먼저 도달한 도로공사는 12-8에서 연거푸 범실에 흔들린 IBK기업은행을 몰아붙였고, 결국 15-11로 세트를 가져가며 2시간 넘게 이어진 혈투를 대역전극으로 마무리했다.
한편, 삼성화재는 팀 최다 연패 신기록을 세우는 불명예를 안았다. 삼성화재는 이날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3라운드 홈 경기에서 우리카드에 세트스코어 1-3(25-27, 25-21, 20-25, 19-25)으로 졌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지난달 12일 대한항공전부터 9연패를 기록했다.
삼성화재의 9연패는 자신의 종전 최다 연패(2020~21시즌 8연패)를 경신한 신기록이다. 시즌 2승13패(승점 7)로 최하위(7위)인 삼성화재는 6위 우리카드(6승8패, 승점 18)와의 승점 격차가 11까지 벌어졌다. 1995년 창단한 삼성화재는 프로배구 출범 전 실업배구 시절 77연승을 달리며 무적의 팀으로 통했다. 프로가 출범하고 2010년대 중반 이후 내림세를 보이더니 이런 수모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