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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에선 ‘체력 포션’, UCL에선 ‘전력 외’… 이강인 외면한 PSG의 기묘한 선택

OSEN

2025.12.14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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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리그에서는 ‘체력 포션’, 유럽 무대에서는 ‘옵션’. 파리 생제르맹(PSG)의 이강인(24) 활용법을 두고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되고 있다.

이강인은 14일(한국시간) 프랑스 메스의 스타드 생 심포리앵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랑스 리그1 16라운드 메스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1도움을 기록하며 PSG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풀타임을 소화하며 공격 전개의 중심에 섰고, 팀은 승점 36을 확보해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아이러니한 대목은 불과 며칠 전이다. PSG는 주중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아슬레틱 빌바오 경기를 치렀지만, 이강인은 명단에는 포함됐음에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선발 명단서 제외 됐을 뿐만 아니라 교체 멤버로도 기용되지 않았다.

현지 언론과 프랑스 축구계에서는 “중요한 유럽 무대에서 이강인은 여전히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강인을 넣지 않은 PSG는 중요한 아슬레틱 전에서 무기력한 공격으로 인해 0-0 무승부에 그치면서 아쉬운 결과를 얻기도 했따.

그러나 리그 일정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엔리케 감독은 메스전에서 이강인을 선발로 내세웠고, 결과는 곧바로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이강인은 전반 31분 코너킥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해 짧은 패스를 선택했고, 원투 패스 이후 올린 왼발 크로스가 하무스의 선제골로 연결됐다. 시즌 3호 도움. 단순한 ‘로테이션 자원’으로 보기 어려운 영향력이었다.

경기 내내 이강인의 역할은 분명했다. 중앙선 부근에서 한 번에 수비 라인을 깨는 패스를 찔러 넣었고, 공격 전환 과정에서는 템포를 조율하며 PSG의 흐름을 살렸다. 후반에도 직접 슈팅과 기회 창출로 존재감을 이어갔다.

통계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이강인은 슈팅 3회, 패스 성공률 93%, 기회 창출 3회를 기록했다. 선발진 중 음바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점(8.2점)을 받았다. ‘풋몹’은 “이강인이 이날 경기에서 가장 많은 기회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PSG의 활용 방식은 석연치 않다. UCL처럼 상징성과 비중이 큰 무대에서는 벤치를 지키게 하고, 리그에서는 체력 보충용 카드처럼 기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아슬레틱 원정에 교체로도 기용하지 않으면서 리그 최하위와 경기에서 선발하는 기용 방식은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프랑스 현지에서는 “이강인을 리그용 로테이션 카드로만 소비하는 것은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결과는 명확하다. 이강인은 투입될 때마다 증명하고 있다. 문제는 PSG가 그 가치를 어느 무대까지 인정하느냐다. 리그 선두 경쟁의 ‘포션’으로만 쓰기엔, 이강인의 경기력은 이미 그 선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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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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