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지찬의 겨울은 유난히 분주하다. 예년보다 일찍 개인 훈련을 시작한 그는 매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올 시즌의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지난해 135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6리(453타수 143안타) 3홈런 36타점 102득점 42도루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한 김지찬은 올 시즌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90경기 출전에 그치며 타율 2할8푼1리(317타수 89안타) 23타점 59득점 22도루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마련해준 오프 시즌 개인 훈련 프로그램을 착실히 소화 중인 김지찬은 “이제 다시 몸을 만드는 시기”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아 러닝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올겨울에는 러닝도 많이 하고 다쳤던 부위를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OSEN=대구, 박준형 기자]
김지찬은 올 시즌을 돌아보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굉장히 아쉽다. 돌이켜 보면 야구를 정말 안 했다. 한 시즌의 절반밖에 안 치른 느낌이 들 만큼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올 시즌에 대한 기대도 컸던 터였다.
김지찬은 “뜻하지 않게 부상으로 빠지게 돼 많이 답답했다. 처음 다쳤을 때는 서두르지 않고 완벽하게 몸을 만든 뒤 복귀했어야 했는데, 조급했던 것 같다”며 “안 다치면 가장 좋겠지만,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이번 시즌을 통해 배웠다”고 덧붙였다.
“부상 때문에 못했다는 건 핑계일 뿐”이라며 자신을 돌아본 김지찬은 “제가 많이 부족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이미 지난 일이다. 안 좋았던 기억을 굳이 안고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OSEN=대구, 박준형 기자]
부상 없이 장기 레이스를 완주하기 위한 준비와 함께 타격 능력 향상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김지찬은 “타격 밸런스가 좋을 때와 안 좋을 때의 차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출루와 컨택 위주의 타자인 만큼 기복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최근 왕조 시절 4번 타자로 활약했던 최형우와 2년 최대 총액 26억 원에 계약했다. 구단은 최형우의 가세로 구자욱, 르윈 디아즈, 김영웅 등 장타력을 갖춘 기존 좌타 라인의 파괴력이 배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 42세의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최형우의 노하우를 젊은 선수들이 배우길 바라는 시선도 크다.
김지찬 역시 ‘리빙 레전드’ 최형우와 함께하게 된 것을 반겼다. 그는 “최형우 선배님은 정말 대단하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다”며 “믿음이 가고 잘해주실 거라는 기대가 크다. 저 역시 선배님께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최형우 선배님은 파란색과 잘 어울리신다. 다시 오신다는 게 정말 멋있어 보였다”고 덧붙였다.
[OSEN=조은정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은 김지찬은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투수)과 함께 경북고에서 봉사 활동을 이행하고 있다. 이준호 경북고 감독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지 않고 열과 성의를 다해 지도하는 김지찬을 두고 “야구 실력은 물론 인품도 훌륭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에 김지찬은 “후배 선수들을 보면서 저 역시 느끼고 배우는 게 많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제가 나태해질 때마다 후배들을 보며 스스로 마음을 다잡기도 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삼성에서 함께 뛰었던 ‘트중박’ 박해민(LG 트윈스 외야수)이 올 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4년 최대 65억 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한 소식에도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OSEN=조은정 기자]
김지찬은 “어릴 적 해민이 형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다른 팀에 계시지만 잘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며 “부러운 마음보다는 동생으로서 뿌듯하고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 해민이 형이 잘되는 건 제게도 좋은 동기 부여가 된다”고 활짝 웃었다.
트레이닝 파트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김지찬은 “그라운드에서 많이 움직이는 스타일이라 트레이닝 파트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는다. 항상 세심하게 잘 챙겨주신다. 우리 팀 선수들 모두 저와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해주는 게 트레이닝 파트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 트레이닝 파트는 뛰어난 실력과 더불어 선수들이 잘 되길 바라는 진심과 따뜻한 마음씨 그리고 열정을 가진 분들로 구성되어 있다. 늘 고마운 마음이 가득하다"고 덧붙였다.
[OSEN=대전, 손용호 기자]
다음 시즌 목표에 대해 김지찬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만족하지 않고 감독님과 함께 우승 반지를 끼는 게 목표”라며 “형우 선배도 오셨고, (강)민호 형도 빨리 계약해 다시 한 번 멋진 장면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개인적으로는 전 경기 출장과 도루왕 등극을 목표로 삼았다.
김지찬이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이룬다면 삼성의 정상 등극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