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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찾아 떠난 케인, 우승 안기고 인사한 손흥민… 英 베테랑 기자, "토트넘 진짜 레전드는 SON"

OSEN

2025.12.1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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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케인은 떠났고, 손흥민은 남았다. 토트넘 홋스퍼 팬들이 두 레전드를 기억하는 방식이 갈리는 이유다.

손흥민은 10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차전 슬라비아 프라하전(토트넘 3-0 승)을 통해 사실상 토트넘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이 경기는 단순한 UCL 일정이 아닌 손흥민의 ‘고별 무대’에 가까웠다. 손흥민은 하루 전인 10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 모습을 드러냈다. 슬라비아 프라하와의 2025-2026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라운드 홈 경기를 앞두고 그라운드에 등장한 그는, 마이크를 잡고 홈팬들에게 직접 작별 인사를 전했다. 지난여름 미국행을 택한 뒤 처음으로 돌아온 ‘홈커밍’이었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손흥민은 LAFC 이적 이후 처음으로 토트넘으로 돌아왔다. 그는 슬라비아전 3-0 승리를 앞두고 팬들에게 ‘이곳은 언제나 내 집’이라고 말했고, 관중석에서 토트넘의 연승을 지켜봤다”며 “이날 승리는 토마스 프랭크 감독을 향한 압박을 일정 부분 덜어주는 결과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정확히 10년을 보냈다. 공식전 454경기 173골 101도움. 수치만으로도 전설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난 5월 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그는 스스로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구단은 손흥민을 붙잡고 싶어 했지만, 그는 ‘아름다운 이별’을 선택했다. LAFC 이적과 함께 2660만 달러(약 375억 원)의 이적료를 남기며 MLS 역대 최고 이적료 신기록도 세웠다. 다만 한국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프리시즌 경기를 끝으로 곧장 미국으로 떠나면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의 고별전은 끝내 치르지 못했다.

그 아쉬움은 이번 방문으로 비로소 해소됐다. 손흥민은 구단이 준비한 기념패를 받은 뒤 “여러분이 나를 잊지 않았길 바란다. 정말 놀라운 10년이었다”며 “나는 언제나 스퍼스이고,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다. 이곳은 항상 내 집”이라고 말했다. 팬들의 환호는 그가 여전히 ‘우리의 주장’임을 증명했다.

경기장 안 분위기는 더욱 특별했다. 홈 팬들 앞에 선 손흥민은 “아직 저를 잊지 않으셨길 바란다. 정말 놀랍고 믿기 힘든 10년이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저는 언제나 토트넘 사람이었고, 앞으로도 늘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다. 이곳은 제게 영원한 집”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컴온 스퍼러스(Come on you Spurs)”를 외치자, 관중석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이 장면은 해리 케인과 자연스럽게 비교됐다. 영국 현지에서도 손흥민과 케인의 선택을 대비하는 시선이 이어졌다. 토트넘을 오래 취재해 온 영국 축구 전문 기자 마커스 버크랜드와 톰 알넛은 ‘토트넘 웨이 팟캐스트’를 통해 그 차이를 짚었다.

버크랜드는 “손흥민이 케인보다 더 큰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하느냐”며 “손흥민은 끝까지 토트넘에 남았고, 결국 유로파리그(UEL) 트로피까지 안겨주고 떠났다”고 말했다.

알넛은 “케인의 이야기가 완전히 끝났다고는 할 수 없다. 만약 돌아온다면 또 다른 장이 열릴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로서는 손흥민이 팬들과 맺은 관계가 훨씬 특별하다. 좋은 시절뿐 아니라 가장 힘들었던 순간까지 모두 함께했다는 점이 결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베테랑 기자들도 감탄한 손흥민의 팬 서비스 ‘디테일’도 언급됐다. 언제라도 자신보다는 팬을 우선시하는 마인드가 보여지던 장면.

알넛은 “경기 날마다 가장 많이 팔린 유니폼은 늘 손흥민이었다. 훈련장에 가면 팬들이 항상 길게 줄을 섰다. 한국 팬이 많았지만 국적을 가리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뒷문으로 조용히 빠져나갈 수 있었지만, 손흥민은 늘 정문으로 나와 팬들을 만났다. 30분, 40분씩 거의 매일 시간을 냈다”고 덧붙였다.

우승을 위해 떠난 케인과, 끝까지 남아 우승을 안기고 떠난 손흥민. 런던에서의 마지막 인사는 그 차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토트넘 팬들에게 손흥민이 ‘영원한 집의 주인’으로 남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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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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