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인원이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가 15일 발표한 2024년 퇴직연금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구입 목적의 퇴직연금 중도인출 인원은 3만8000명, 금액은 1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인원과 금액 모두 2015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 전체 퇴직연금 중도인출 인원은 6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4.3% 증가했고, 인출 금액은 3조원으로 12.1% 늘었다. 중도인출 인원과 금액은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중도인출 사유를 보면 주택구입이 56.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보다 3.8%p 상승한 수치다. 이어 주거임차 25.5%, 회생절차 13.1% 순이었다. 20대 이하는 주거임차 비중이 높았고, 그 외 연령대에서는 주택구입 목적 인출이 가장 많았다.
데이터처는 주택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노후 자금까지 동원해 주택을 구입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은 증가한 반면 신용대출은 감소한 점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퇴직연금 총적립금액은 431조원으로 전년보다 12.9% 증가했다. 퇴직연금 도입 대상 사업장 164만6000개 가운데 실제 도입한 사업장은 43만5000개로 도입률은 26.5%였다.
제도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이 214조원으로 전체의 49.7%를 차지했으나, 비중은 전년보다 4.0%p 감소하며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왔다. 확정기여형(DC)은 116조원,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99조원으로 집계됐다. IRP는 세액공제 확대 영향으로 비중이 3.1%p 늘었고, 가입 인원도 359만2000명으로 11.7% 증가했다.
운용 방식별로는 원리금보장형이 74.6%로 가장 많았지만 비중은 5.8%p 줄었다. 반면 실적배당형은 17.5%로 4.7%p 증가했다. 최근 5년 평균 수익률은 원리금보장형 2.49%, 실적배당형 4.77%로 나타나 수익률을 중시하는 투자 성향이 확산된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권역별 적립금은 은행이 224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증권 104조원, 생명보험 82조원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