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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저리' 감독 부부, 자택서 숨진 채 발견…용의자는 둘째 아들

중앙일보

2025.12.14 23:02 2025.12.14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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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감독 롭 라이너가 1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서 부인 미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라이너 감독이 지난 3월 LA 페어몬트 센츄리 플라자에서 열린 미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캠페인이 주최한 저녁 행사에 참석했을 때 모습. AP=연합뉴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어 퓨 굿 맨’ ‘미저리’ 등을 연출한 미국 영화감독 롭 라이너(78)가 14일(현지시간) 부인 미셸 싱어 라이너(68)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수사 당국은 두 사람이 살해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사건을 수사 중이다.

CNN과 미 연예매체 피플·TMZ 등에 따르면 라이너 감독은 이날 오후 3시 40분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브렌트우드에 있는 자택에서 부인 미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은 부부의 몸에서 흉기에 찔린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를 발견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브렌트우드 지역에서 한 경찰관이 롭 라이너 감독의 거주지 접근을 차단하는 폴리스 라인을 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를 바탕으로 LA 경찰은 부부가 살해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피플은 부부의 사망을 발견한 것은 이들의 막내딸 로미(28)이며,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는 둘째 아들 닉(32)이 지목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닉은 2016년 피플과의 인터뷰에서 10대 초반부터 시작된 약물 중독으로 수년간 고통을 겪었고, 15살 무렵부터 재활 시설을 오가며 상당 시간 가족과 멀어져 생활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중앙포토
유명 코미디언 칼 라이너의 아들인 라이너 감독은 1960년대 코미디 작가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70년대 TV 시트콤 배우로 활동하다 1984년 모큐멘터리(가짜 다큐멘터리) 형식의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를 통해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이후 ‘스탠 바이 미’(1987)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 ‘미저리’(1990) ‘어 퓨 굿 맨’(1992)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2007) 등을 연출했다. ‘미저리’와 ‘버킷 리스트’ 등은 작품의 인기로 인해 영화 제목에 쓰인 해당 단어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올해도 데뷔작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 속편인 ‘스파이널탭2’ 를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라이너 감독은 로맨틱 코미디, 호러, 법정드라마, 성장 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대중과 평단의 지지를 고루 받은 감독”이라며 “특히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역사상 가장 사랑받고 문화적으로 오랫동안 회자되는 로맨틱 코미디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영화 '어 퓨 굿 맨'. 중앙포토
라이너 감독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를 연출하던 중 아내인 미셸과 처음 만나 1989년 결혼하고, 슬하에 제이크, 닉, 로미 세 자녀를 뒀다. 유명 사진가인 미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 『거래의 기술』의 표지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유명하다.

영화감독 롭 라이너(오른쪽)와 부인 미셸 싱어 라이너가 지난 2023년 12월 워싱턴DC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모습. EPA=연합뉴스
라이너 감독은 정치적 견해도 공개적으로 표명해 왔다. 지난 2004년 미국 대선 때는 민주당 존 케리 후보를 지지해 상대방이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판하는 광고에 출연했다. 이후에도 앨 고어와 힐러리 클린턴, 카멀라 해리스 등 민주당 대선 후보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X(옛 트위터)에 “롭이 구현해낸 캐릭터, 대사, 영상은 우리 문화 곳곳에 스며들어 있으며, 롭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다”며 “소중한 친구인 롭과 미셸의 죽음에 큰 슬픔을 느낀다” 고 밝혔다.




이승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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