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5일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온라인 스캠(사기) 범죄 등 캄보디아발(發) 초국경 범죄 예방·단속을 위한 형사사법 공조 조약 등을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통룬 주석 내외를 맞이한 뒤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을 차례로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라오스는 1995년 재수교를 한 이후에 불과 한 세대 만에 교역과 투자,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어 왔다”며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라오스는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한 중요한 파트너 국가”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라오스가 추진하고 있는 루앙브라방 국제공항 개발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통룬 주석은 “이번 기회를 통해 양국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라오스는 현재 최빈 개도국(LDC) 지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계속 가져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양 정상이 배석한 가운데 조현 외교부 장관과 싸이싸이콧푸톤 라오스 검찰총장이 한·라오스 형사사법 공조 조약과 범죄인 인도 조약에 서명했다. 라오스는 지난 10월 이후 캄보디아 프놈펜·시아누크빌 범죄단지 조직원들이 국제적 단속·압박을 피해 치안이 불안한 라오스 접경 지대로 도주하는 ‘풍선 효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온라인 스캠 범죄 등 초국가 범죄 대응을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며 “이번에 체결한 조약이 초국가 범죄 대응을 위한 선제적인 협조 체계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통룬 주석 역시 “라오스 내 한국 국민 보호 및 초국가 범죄 대응을 위해 계속해서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양국 정부는 주라오스 한국대사관과 라오스 공안부 사이의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하고, 향후 치안 당국이 논의 중인 ‘경찰 협력 양해각서(MOU)’도 조속히 체결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한반도 문제와 한·아세안 관계를 포함한 지역 문제에 긴밀한 협력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고, 이를 위한 라오스 측의 성원과 협력을 당부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통룬 주석 역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라오스도 건설적 노력을 계속해나가겠다고 했다.
통룬 주석은 지난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 참석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도 가졌다. 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한 관련 대화가 나왔느냐는 물음에 강 대변인은 “참모진이 배석한 상태에서 (관련 대화를) 나누지 않아서 저희가 확인하기는 좀 어렵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