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유사시 군사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일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합동참모의장에 해당하는 전직 자위대 통합막료장에 대한 제재안을 15일 내놨다. 일본은 중국의 발표에 대해 바로 “일방적 조치”라며 유감을 밝혔다.
NHK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반외국제재법을 근거로 이와사키 시게루(岩崎茂) 전 자위대 통합막료장에 대해 이날부터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입국 금지와 중국 내 조직 및 개인 간의 거래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와사키 전 통합막료장은 자위대 간부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지난 3월 정부 정책 제언 역할을 하는 대만 행정원 정부 고문으로 임명됐다.
중국 외교부는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분리주의 세력과 공공연히 결탁해 중국의 내정에 심각한 간섭을 실시해, 중국의 주권과 영토 일체성을 현저히 해쳤다”고 제재 이유를 밝혔다. 중국은 지난 9월에도 강경보수 성향의 일본유신회 세키 헤이(石平) 참의원에게도 같은 제재를 가한 바 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대만 문제는 중국 핵심이익 중 핵심으로 넘을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며 이와사키 전 통합막료장이 대만의 고문을 맡는 데 대한 반감을 밝혔다.
대만 정부는 이와사키 전 통합막료장 제재와 관련해 중국을 비난했다. 일본 정부 역시 유감을 밝혔다.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회견을 통해 “중국 측이 자신과 다른 입장이나 사고방식을 위압하는 일방적 조치를 일본 국민에게 취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과 사이에 평소 다양한 의견 교환을 통해 우리측의 생각과 입장을 반복해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7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유사시 군사개입 시사 발언이 나온 뒤로 중·일 갈등은 심화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유학 및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데 이어, 재개했던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재차 금지했다. 지난 6일에는 중국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에서 이륙한 중국 J-15 전투기가 자위대 전투기를 향해 레이더를 두 차례 조준(照射)하고 러시아 폭격기와 오키나와 인근 공해상을 공동 비행하는 등 군사적 긴장도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