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이강인(PSG)이 또 한 번 존재감을 증명했다. 힘겨웠던 메스 원정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만들어내며, 프랑스 현지 해설진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전력이 재편된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이강인의 입지는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PSG는 지난 토요일(한국시간) 프랑스 메스의 스타드 생생에서 열린 리그1 원정 경기에서 최하위 메스를 상대로 3-2 진땀승을 거뒀다. 2025년 유럽 챔피언 자격으로 나선 PSG는 예상보다 거센 저항에 고전했다. 경기 막판 연속으로 위기를 맞았고, 자칫하면 승점을 놓칠 수도 있는 흐름이었다.
이날 경기의 키워드는 ‘젊은 피’였다. 이브라힘 음바예, 캉탱 은드잔투 등 어린 자원들이 원정 승리의 중심에 섰다. 반면 일부 경험 많은 핵심 선수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흐름 속에서 이강인의 플레이는 묘하게 대비됐다. 번뜩이는 장면과 아쉬운 장면이 공존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역시 이강인이었다.
전반 초반 PSG의 선제골 장면이 이를 상징한다. 이강인은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뒤 수비 라인을 정확히 꿰뚫는 패스로 곤살루 하무스를 단번에 살려냈다. 하무스는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PSG에 리드를 안겼다. 경기 흐름을 바꾼 장면이자, 이강인의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프랑스 현지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프랑스 매체 ‘풋01’은 15일 보도를 통해 “메스전에서 PSG를 구한 선수 중 한 명은 이강인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RMC 라디오 ‘애프터 풋(After Foot)’에 출연한 해설가 왈리드 아셰르슈르는 이강인을 강하게 옹호했다.
아셰르슈르는 “이강인은 시즌 초반부터 PSG에서 오른쪽 측면 최고의 선수”라며 “대부분의 공격 자원들은 왼쪽에서 더 편하다. 크바라츠헬리아, 바르콜라, 음바예 모두 오른쪽에서는 움직임이 둔해진다. 결국 가장 잘 해내는 선수는 이강인”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이강인은 왼발 크로스 감각이 뛰어나고, 라모스를 향해 경기 흐름 속에서 찔러주는 패스가 정말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모든 평가가 장밋빛은 아니다. 메스전에서도 이강인은 경기 내내 공격 전개에서 기복을 보였다. 공격 포인트 외의 장면에서는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럼에도 아셰르슈르는 “과거엔 존재감 없는 ‘플레인 요거트’ 같았지만, 요즘의 이강인은 확실히 다르다”며 변화에 주목했다.
관건은 경쟁 구도다. 우스만 뎀벨레가 곧 선발 라인업 복귀를 앞두고 있고,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데지레 두에와 함께 PSG의 공격진은 이미 포화 상태다. 이강인이 오른쪽에서 계속 기회를 받을지, 혹은 미드필더 3선 조합으로 내려가 새로운 역할을 맡을지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선택에 달려 있다.
분명한 건, 메스 원정에서 이강인이 다시 한 번 ‘쓸모 있는 카드’임을 증명했다는 사실이다. 화제를 모은 이번 활약이 단발성으로 끝날지, 아니면 주전 경쟁의 분기점이 될지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험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