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23·삼성생명)이 2025년 세계 배드민턴의 여자부 최고별로 우뚝 섰다.
안세영은 15일 중국 항저우의 올림픽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올해의 선수상 시상식 겸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갈라 디너쇼에서 올해의 여자선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왕즈이(2위·중국), 야마구치 아카네(3위·일본), 천위페이(5위·이상 중국)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영예를 안은 안세영은 지난 2023년과 2024년에 이어 3년 연속 수상이라는 금자탑도 함께 쌓았다.
여자 선수 중 올해의 선수상 3연패를 이룬 건 안세영이 처음이다. 남자부에선 앞서 중국의 린단(2006·07·08)과 말레이시아의 리총웨이(2009·10·11)가 3년 연속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안세영에 앞서 BWF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한국인은 남자부 김동문 현 대한배드민턴협회장(2002·03)과 서승재(삼성생명·2023), 여자부 라경민 한국체대 교수(2003)가 있다.
이날 시상식에서 안세영은 색다른 매력을 뽐냈다. 그간 코트에서 선보인 여전사 이미지를 벗고 차분한 블랙 드레스와 단정하게 묶은 머리로 치장했다. ‘셔틀콕 여제’의 대관식 장면 같았다. 트로피를 받은 안세영은 밝은 미소로 여왕의 품격을 드러냈다.
안세영은 올해 BWF 주관대회에서 단일 시즌 여자단식 최다우승(10회) 신기록을 세웠다. 국제대회에 18차례 출전해 우승 10회와 준우승1회, 3위 2회 등 총 13차례 포디움에 올랐다. 총 72경기를 치르며 68승(4패)을 거둬 승률 94.44%를 기록 중이다. 단일 시즌 6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 중 지난 2011년 남자단식의 린단이 세운 종전 최고 승률(64승5패· 승률 92.75%)을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또 하나의 대기록에도 근접해 있다. 오는 17일 개막하는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 정상에 오르면 지난 2019년 일본의 모모타 겐토가 작성한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11승)과 타이를 이룬다. 시즌 상금 총액에서도 76만3175달러(약 11억2000만원)를 벌어들여 독보적 선두를 달리고 있다. 파이널스를 제패하면 우승 상금 24만 달러를 추가하는데, 이 경우 남녀를 통틀어 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상금 총액 100만 달러의 벽을 허물 수도 있다.
BWF는 지난해 12월1일부터 올해 11월30일까지 누적된 세계랭킹 포인트와 전문가 패널 5명의 투표 점수를 합산해 수상자를 선정했다. 올 시즌 10승을 거둔 데다 세계랭킹 1위를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은 만큼 안세영의 올해의 선수상은 수상은 일찌감치 기정사설로 여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