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대진이 확정되자, 개최국 멕시코 언론의 시선이 한국 대표팀으로 향하고 있다. 경계와 불안, 그리고 현실적인 자기 평가가 뒤섞인 반응이다. 멕시코 현지에서는 A조의 분수령을 단연 '한국전'으로 지목했다.
멕시코는 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한 팀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조 추첨 직후 멕시코 유력 매체들은 "홈 어드밴티지를 고려하면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은 높다"면서도 "확실히 부담이 되는 상대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 대상이 바로 한국이다.
'멕시코데일리뉴스'와 '멕시코뉴스데일리'는 공통적으로 한국 대표팀의 '유럽파 코어'를 경계 요인으로 꼽았다. 파리 생제르맹의 이강인,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를 언급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에서 경쟁해온 선수들이 팀의 중심을 이룬다"라고 평가했다. 최근 유럽 빅클럽 주전 자원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멕시코 대표팀과 자연스럽게 대비되는 지점이다.
가장 큰 변수로는 주장 손흥민이 지목됐다. 현지 매체들은 손흥민을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긴 공격수"이자 "한국전 전체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존재"로 평가했다. 동시에 신중한 단서도 달았다.
"플레이 스타일이 스피드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대회 시점에 34세가 되는 손흥민이 이전과 같은 폭발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가능성은 열어뒀다. 멕시코 언론은 "만약 손흥민이 여전히 마법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번 대회는 그의 마지막 메이저 무대가 될 수 있고 한국은 예상보다 훨씬 높은 단계까지 도달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경계와 기대가 동시에 묻어나는 평가다.
멕시코 입장에서 한국전이 특별하게 인식되는 이유는 일정 때문이다. 멕시코는 개막전에서 남아공을 상대하고, 두 번째 경기에서 한국과 맞붙는다. 현지에서는 "남아공전은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지만, 한국전은 승패에 따라 조별리그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진짜 시험대"라고 보고 있다. 과달라하라에서 열리는 이 경기가 멕시코 대표팀의 현재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는 시선이다.
이 같은 긴장감은 멕시코 대표팀의 최근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 체제에서 북중미 대회 성과는 있었지만, 세계 무대에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루과이와의 홈 평가전 무득점 무승부 이후 홈 팬들의 야유가 쏟아진 장면은 현지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