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찬 신임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당내 고름”이라고 표현하며 공개 비판에 나섰다.
장 부원장은 15일 MBC 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의 ‘당원 게시판’ 논란을 언급하며 “당내 오래된 고름 같은 문제들을 연내에 째고 나면, 새해에는 새로운 아젠다 설정과 대여 투쟁, 민생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당 외부 문제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당원 게시판에 가족 명의 계정을 동원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장 부원장은 “이런 사안은 진상 규명을 하지 않으면 덮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름이 안에서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의 당원 자격 제명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윤리위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한동훈씨는 진작 이러한 것들을 알고 있었을 것이기에 어떤 징계를 내리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치하기가 좀 어렵지 않나 싶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16일 회의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과 친한동훈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안건을 논의한다. 이에 앞서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블로그에 “
소가 본래 (들이)받는 버릇이 있고, 임자(주인)가 그로 말미암아 경고까지 받았음에도 단속하지 않아 사람을 받아 죽인다면, 그 소는 돌로 쳐죽일 것이고 임자도 죽일 것”이라고 적었다. 정치권에선 이 위원장이 구약 성경(출애굽기)을 인용해 한 전 대표를 겨냥한 글을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원조 친윤’로 평가받는 장 부위원장과 한 전 대표는 악연을 이어왔다.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장 부위원장은 부산 수영구에 국민의힘 후보 공천을 받았으나 막말 논란이 불거져 공천이 취소됐다. 당시 한 전 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이었다.
이후 장 부위원장은 국민의힘을 탈당했다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마했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지난 5월 15일 복당한 장 부위원장은 당시 대선 경선 후보였던 한 전 대표를 향해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라고 하는 등 인신공격성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장 부위원장이 임명 직후 이처럼 수위 높은 비판을 쏟아내는 배경엔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동혁 체제를 향한 친한계의 집단 공격에 대한 반격과 주도권 다툼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지난 15일 YTN 라디오에서 “윤석열과 장동혁은 한몸”이라며 “장동혁 체제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경우 필패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질 경우 여러 차례 정권을 만들어 본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원 게시판 징계 시도에 대한 친한계의 집단 반발도 커지고 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결정이 내려지면 모든 정치적·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우재준 최고위원도 “당원 게시판 조사가 특정 정치 세력을 위한 것인지, 우리 당 전체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