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나연 기자] 배우 류진이 심리 상담을 통해 그동안 숨겨왔던 불안과 우울을 털어놨다.
15일 '가장(멋진)류진' 채널에는 "갱년기 남편과 대화가 안 통하는 이유(결혼 20년차, 심리상담)"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 됐다.
이날 제작진은 "요즘 많이 힘드신것 같아서 심리상담을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이에 류진은 "제가 요즘 고민이 많긴 하다. 집, 일, 친구, 나이, 몸, 막 수십가지다"라고 털어놨고, 제작진은 "남편들과 아빠들이 심리적으로 힘듦에 처했다더라. 자녀 교육비가 점점 늘어나고, 가정에서 입지가 점점 작아지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라고 말했다.
그러자 류진은 "경제적으로 점점 쪼그라든다. 온갖 다른 집의 애들 얘기 들어보면 난장판인건 다 똑같더라. 집집마다. 나는 심리상담에 대한 불신도 크다. 왜냐면 고집도 있어서 남의 말에 그렇게 위로가 잘 되지 않고 있다. 우울하다"라고 털어놨다. 제작진은 "그 고집도 누그러뜨리는 방법을"이라고 말했지만, 류진은 "그런게 있을까? 없을텐데? 오히려 ‘그게 말이 되십니까?’ 이렇게 나오는거 아니냐"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후 심리상담소를 찾은 류진은 상담 전 고객카드를 작성했다. 이 과정에 그는 자신의 상태에 대해 '집중력 감퇴, 불면, 소화장애, 우울, 불안초조, 외로움' 등을 체크해 눈길을 끌었다. 또 '현재 가장 힘들고 괴로운것'에 "몸상태와 일적인 문제"라고 답했고, 가족과의 친밀감에 대해서는 아내 6점, 첫째 아들 5점, 둘째 아들 8점이라는 점수를 기재해 눈길을 끌었다.
본격적인 상담이 시작되고, 류진은 "상담을 통해서 목적하는 바, 원하는게 뭐냐"는 질문에 "저는 불과 일주일 전에 촬영을 하다가 한번 감정적으로 지르는 신이었는데 거기서 갑자기 띵하더라.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더라. 그래서 대본을좀 달라 해서 대본을 봤는데 제 대본하고 그사람 대본하고 다르더라. 왜 대본이 다르지? 하고 내 대본을 다시 찾아서 봤는데 똑같더라. 내 머리(기억)가 날아간거다. 그런일이 처음이었다. 근데 그걸 잊지 못하고 계속 머릿속에 남아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외모적으로도 나이 들면서 화면 보면 자꾸 너무 실망스럽고 벗어나고 싶은데 가장이니까 못 벗어난다. 또 제가 인천으로 이사가면서 차 막히고 이런것때문에 약간 공황장애가 생겼다. 근데 아직 정신과 상담 받지 않았는데 항상 그런 긴장감 속에 촬영 다니고 있다"고 낮아지는 외모 자존감과 공황장애를 고백했다.
이에 전문가는 "사실은 심리검사보고 조금 놀랐다. 지금까지 어떻게 견디셨지 라는 생각을 좀 했다. 어쨌든 심리검사를 봤을때 (정신과) 진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래서 꼭 가셔야된다"고 권고했다. 이어 "제가 보는걸로는 굉장히 뭘 참는다. 억제, 억압. 버텨야되고 눌러야되고 견뎌 내야되고 이런게 많아보인다"고 분석했다.
류진은 "제가 항상 했던 생각이다. 저도 제 나름대로 분석한게 내가 어릴때 모든 일에 다 참고 어두운것도 좋아하고 갇혀있는것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버텼다. 한번은 호주 가는데 비행기에서도 자리에 한번도 안 일어나고 화장실도 안 가고 도착할때까지 앉아었다. 화가 나는 일 있어도 참고 삭히고 그러다 한번씩 폭발했다. 그게 너무 참았던 게 지금 오히려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못 참는 사람이 됐다. 그게 터져버려서"라고 털어놨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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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참는다는게 중요한 기제가 된 이유가 뭐냐. 뭘 참냐"고 궁금해 했고, 류진은 "글쎄요"라고 반문했다. 전문가는 "호주를 가려면 비행기로 8, 9시간 가야한다. 화장실 가고 안 가고의 문제가 아니라 일어나지도 않고 앉아있는 형태를 유지한다고 생각하는 자체가"라고 지적했고, 류진은 "아마 그때는 제가 안쪽 자리라서 나가려면 옆에 사람들을 건드리고 나가야한다. 그래서 참았던것도 큰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전문가는 "여러 이유를 갖다대더라도 나를 제재시키고 억제하는 느낌이고 셀프 가스라이팅이 차고 넘치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게 그 사람한테 피해를 주고 안 주고가 아니라 일단 나를 먼저 챙기는것도 중요하다"며 "스스로 나 중요하죠? 나는 나 중요하죠?"라고 물었다. 류진은 "중요하죠"라고 자신없이 답했고, 전문가는 "왜목소리가 작냐. 1부터 10이면 몇 레벨로 내가 소중하냐"라고 재차 물었다.
이에 류진은 "그런 생각도 별로 해본적 없어서. 제가 사실 소중한 이유는 가족들이 있고 그런 책임감 때문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해야되는거죠? 내 스스로는 글쎄요. 사실 저는 주변사람들이 나로 인해 편해지면 마음이 편할 것 같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후로도 류진은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놨고, 그 결과 전문가는 "사실은 정말 너무 혼자있고 싶다는 메시지가 굉장히 강한 편이다. 근데 실제 행동은 짜내고 짜내서 ‘가장이니까. 내가 어쨌든 움직여야 되니까’라는 마음으로 에너지를 내고생활하고 버티느라고 너무 고전하고 외롭고 이게 거의 전체 메시지 같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팔자에도 없는 남의 집 남편들을 수십년을 게속 만나는데, 가장이라는 그 생각에서 자유로운 남편들은 그다지 없다. 그러다 보니 미래에 대해 자유로울수가 없는 것 같다. 일단 현대는 혼자 가장이 아니다. 부부가 함께 가장이다. 5대 5 개념으로 함께하는것도 말로 이야기 해야하고 실행도 해야한다. 5대 5 개념을 익혀보는것도 방법같다. 일단 ‘잘 해야된다’라는 생각에서 ‘잘’을 빼봐라. 그냥 하는거다. 꾸준하게 계속 하는건 잘 할수 있다. 그렇게 그냥 하다 보면 그게 모여서 잘하는게 되는거다. 오늘부터 참는다는 단어를 뇌에서 삭제하고 이해한다는 단어로 대체해도 훨씬 많이 나아질거다. 문맥상에 흐름을 주는거다"라고 조언했다.
상담을 마친 류진은 "아까 카메라 끄시고 나한테 엄청난 꼰대라고 하셨다. 충격이었다. 그래서 내가 '꼰대라고 저도 생각하고 있다. 꼰대 맞다. 근데 그걸 사람들한테 표현 안한다'고 했더니 한대. 나 하는거 맞아? 그래? 하는거야?"라고 물었고, 이에 제작진은 동의하는듯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선생님이 내 마음을 다 간파했다. 이렇게까지 많이 얘기를 한 적이 없다. 그래서 지금 마음이 어떠냐? 똑같아. 나는 안 변한다. 변할수 없다. 그게 더 강하다"라고 고집을 드러내면서도 "또 다시 한번 결심한건 정신과 진료는 가서 상담 받아봐도 되겠다. 그래서 아무튼 좋은 시간이었다"라고 정신과 진료를 받아볼 것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