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이 16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올바른 길을 가 달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국론 분열과 국민 갈등의 진원지가 바로 국회”라고 비판한 데 이어 거대 야당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낸 것이다.
이 위원장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장 대표를 만나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세력과는 같이 갈 수 없고 같이 가서도 안 된다”며 “내란 세력과 그에 공조하는 분들께 말한다. 정의를 외면한 자에게 정의를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힘의힘 지도부도 이런 헌법적 상황과 다수 국민의 정서를 충분히 이해하고, 또 파악하고 있으리라고 본다”며 “집토끼가 달아날까 하는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다수 국민의 뜻을 좇아 정도를 가 달라”고 덧붙였다. “보수의 참된 가치를 회복하고 보수 재건에 앞장서 달라”는 당부도 함께였다.
이에 장 대표는 웃으며 “국민 전체를 보고 가란 말씀에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내란 세력’ 등 내용엔 정면 반박했다. 장 대표는 “저는 지난해 12·3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했던 국민의힘 국회의원 18명 중 한 명”이라며 “계엄에 대한 저의 입장은 그것으로 충분히 갈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진정한 변화, 사과, 과거와의 단절이 필요하다면 그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태도와 행동의 변화라 생각한다”며 “과거보다 더 발전된 미래를 보여주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과와 절연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 12·3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요구가 나오는 걸 에둘러 거절한 셈이다.
장 대표는 “국민 통합에 있어서 먼저 손 내밀어야 할 쪽은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다수 여당과 집권 여당”이라고 한 뒤 민주당이 추진 중인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법 왜곡죄 신설 등엔 “헌법 정신에 부합한가”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결국 통일교 사건에서 보는 것처럼 (특검이) 야당에 대해선 무서운 칼을, 여당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이 국민 통합을 깬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이 위원장은 “저는 이 정부에 몸담으면서도 지금 추진하는 사법 개혁 법안에 대해선 제 얘기를 소신껏 했다”며 “내란전담재판부는 서둘러선 안 되고 법 왜곡죄는 문명 국가의 수치라고 주장하며 해선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1일 정청래 대표를 만나 “법 왜곡죄, 이것만은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