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남자 복식 세계 1위' 서승재-김원호 조(삼성생명)가 한국 배드민턴 최초로 올해의 페어상을 받았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15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HSBC BWF 월드투어 파이널 2025 갈라 디너 행사에서 2025 시즌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를 공식 발표했다.
최종 수상자는 두 가지 지표의 합산으로 결정된다. 첫 번째는 52주간 누적된 총 세계 랭킹 포인트다. 두 번째는 2024 HSBC BWF 월드투어 파이널, 슈퍼 1000·슈퍼 750 전 대회, 그리고 2025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문가 패널 5인의 투표 점수다. 그중에서도 2024 월드투어 파이널과 2025 세계선수권대회는 두 배의 포인트가 적용된다.
여자 단식 부문의 주인공은 안세영이었다. 올해의 선수상은 '2024년 12월 1일부터 2024년 11월 30일까지 12개월의 기간 동안 가장 뛰어난 재능, 시즌 내내 꾸준한 성과, 페어 플레이, 성격 및 프로필을 축하하는 상'인 만큼 당연한 결과다. 안세영은 이번 시즌 10개 대회에서 우승하며 여자 단식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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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복식 부문에서도 한국 선수의 이름이 불렸다. 안세영과 마찬가지로 시즌 10승을 달리고 있는 서승재-김원호 조가 올해의 남지 복식 페어로 선정됐다. 둘은 지난 1월 재결성한 뒤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약 6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서승재와 김원호는 2025시즌 말레이시아오픈(슈퍼1000), 독일오픈(슈퍼300), 전영오픈(슈퍼1000), 인도네시아오픈(슈퍼1000), 일본오픈(슈퍼750), 세계개인선수권대회, 차이나 마스터즈(슈퍼750), 코리아오픈(슈퍼500), 프랑스오픈(슈퍼750), 일본 마스터즈(슈퍼500)에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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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BWF의 현행 월드 투어 체제가 시작된 뒤로 1년에 복식 10승을 달성한 듀오는 남자, 여자, 혼합을 통틀어 중국의 정쓰웨이-황야총 조(2022년)뿐이었다. 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전설적인 리융보-티안 빙이의 1988년 남자 복식 우승 기록과 동률이다.
남자 복식으로만 좁혀서 보면 서승재-김원호의 시즌 10승은 무려 37년 만의 기록. 지난달 BWF는 "김원호와 서승재는 구마모토 협립 체육관의 불빛 아래서 역사의 문턱을 용감하게 넘어섰다. 둘은 시즌 10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 이상의 성과다. 그들은 배드민턴 역사에 자신들의 이름을 새겼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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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올해의 페어상까지 손에 넣은 서승재와 김원호. 김원호는 "내가 항상 원하던 상이었다. 이번에 승재 형과 함께 수상하게 돼 기쁘다. 이번 시즌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될 줄 몰랐다. 승재 형과 호흡을 맞추는 건 영광이자 기쁨이다. 우리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코트 위에서 최선을 다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서승재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감사인사를 남겼다. 그는 "긴 시즌 동안 많은 대회와 경기를 치르며 쉽지 않은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 시간을 지나 이렇게 뜻깊은 상을 받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라며 "항상 코트에서 함께 싸워준 원호에게 고맙고, 뒤에서 묵묵히 도와주신 감독님, 코치님, 트레이너 선생님, 그리고 모든 스태프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적었다.
또한 서승재는 "무엇보다 시즌 내내 변함없이 응원해 주신 팬분들 덕분에 끝까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아직 한 대회가 남아 있습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World Tour Finals도 집중해서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월드투어 파이널 우승 의지를 다졌다.
서승재-김원호는 17일부터 시작되는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시즌 11번째 우승을 겨냥한다. 이는 왕중왕전격 대회로 2025년의 마지막 무대다. 만약 두 선수가 11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 가장 많이 우승한 복식 조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