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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리벨리온 “非엔비디아 생태계 앞장서겠다…구글 TPU는 오히려 ‘청신호’”

중앙일보

2025.12.15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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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TPU(텐서처리장치) 사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에게) 장점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16일 경기 성남시 리벨리온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1강 체제였던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은 최근 구글이 자사 AI 모델 제미나이3를 자체 제작 반도체인 TPU(텐서처리장치)만으로 개발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구도가 흔들리는 중이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16일 경기 성남시 리벨리온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발표하고 있다. 사진 리벨리온



무슨 일이야

이날 기자간담회는 리벨리온의 미래 청사진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박성현 대표는 “향후 5년은 ‘비(非)엔비디아’ 중심의 새로운 AI 인프라 체계가 형성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리벨리온이 이 흐름을 주도하는 선봉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리벨리온은 국산 NPU(신경망처리장치)를 개발하는 2020년 설립된 AI 반도체 스타트업이다. NPU란 AI 연산을 비롯한 범용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GPU와는 다르게 AI에 특화해 쓸 수 있는 반도체를 의미한다. 리벨리온은 지난해 SK텔레콤의 AI 반도체 자회사 사피온과 합병하며 국내 최초 AI 반도체 유니콘으로 자리잡고, 올해 ARM 등 해외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가 2조원에 이르렀다. 1세대 NPU인 ‘아톰’을 양산하고, 엔비디아의 플래그십 GPU급 성능을 구현한 ‘리벨쿼드’를 개발했다.



이게 왜 중요해

한국을 비롯해 비(非)엔비디아 생태계가 커지고 있다. 구글 TPU의 선전으로 AI 업계에서는 엔비디아 GPU만이 답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구글은 TPU를 자체 클라우드인 GCP(구글클라우드플랫폼)에 쓰는 것뿐만 아니라 외부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박 대표는 “엔비디아에 대항하는 제품이 시장에 나와 성능을 입증한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구글이 성능 좋은 TPU를 만들기까지 약 10년을 투자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긴 호흡으로 보고 우리도 제2의, 제3의 TPU가 될 수 있다는 걸 봐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박 대표는 정부 AI 인프라 투자 상당 부분이 엔비디아 GPU 확보에 쏠리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표했다. 그는 “GPU가 확충돼야 NPU 사용도 더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에서 정책을 이해한다”면서도 “GPU 예산의 10분의 1만 한국의 AI 반도체에 사용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장기적으로 한국이 글로벌 AI 시장에서 잘할 수 있는 분야가 NPU”라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리벨리온은 이날 간담회에서 내년부터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등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법인 설립과 함께 해외 진출을 가속하기 위해 미국 오라클, 삼바노바 출신의 마샬 초이 최고사업책임자(CBO)도 영입했다. 기업공개(IPO) 계획도 언급했다. 리벨리온은 내년 중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김남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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