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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총격·시리아 미군 사망 배후 모두 이 조직…IS 부활하나

중앙일보

2025.12.16 00:31 2025.12.1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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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유대인 명절 축제 중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뉴사우스웨일스(NSW) 경찰청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호주 본다이 비치 총격 사건을 계기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재부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토를 잃고 세력이 약화했던 IS가 본거지인 시리아의 정국 혼란을 틈타 세력을 재건한 뒤, 세계 각지에서 개인화 테러를 벌이게 됐다는 걱정이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6일(현지시간) 호주 공영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용의자들이 IS 이념에 의해 급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앨버니지 총리는 “(IS 조직과의) 공모 증거는 없다”면서 당국이 IS 지도부와의 조직적 연계를 발견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16명의 사망자와 4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사지드 아크람(50)과 나비드 아크람(24)은 지난 14일 본다이 비치에서 열린 유대인 명절 ‘하누카’ 축제 현장에서 총기를 난사했다. 아버지인 사지드는 경찰에 의해 사살됐고, 아들 나비드는 체포됐다. 수사 당국은 사건 이후 이들의 차량에서 IS 깃발 2개를 발견했다.

지난 13일엔 시리아 중부 팔미라에서 IS 대테러 작전 지원 업무를 하던 미군 2명과 민간 통역사 1명이 무장 괴한 1명의 공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이 괴한은 시리아 보안군에 합류한 지 약 두 달 된 신병으로, 시리아와 미국 당국은 공격범이 IS와 연계 의혹이 있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간) 총격 사건 발생 하루 뒤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IS, ‘외로운 늑대’들 등에 업고 다시 일어날까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벌어진 혼란을 틈타 세력을 확장하던 IS는 2014년 이라크와 시리아의 일부 지역을 무력으로 점령한 뒤 신정일치국인 ‘칼리프국’ 수립을 선언했다. 그러나 2019년 3월 미국 주도 국제동맹군(CJTF-OIR)의 공격에 칼리프국이 붕괴하자 IS는 시리아와 이라크 사막 등지로 흩어졌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선 ‘소멸된 세력’으로 여겨졌던 IS가 다시 세력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 붕괴로 나타난 지역 내 권력 공백 현상은 IS 세력이 발호할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리아에선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주도하는 임시정부가 들어섰지만, 실질적 통제력은 쿠르드족 민병대 등이 지역별로 나눠 갖고 있다.

특히 시리아 북동부에서 IS 전사와 가족 4만명 이상을 억류 중인 쿠르드족이 최근 튀르키예가 지원하는 반군의 군사적 압박으로 통제력이 약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IS 잔당의 수용소 탈출과 재조직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지역에선 이미 IS 지하조직 활동이나 소규모 무장공격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벌어진 시드니 본다이 파빌리온 외부의 추모 장소에 한 유대인 인사가 꽃을 놓고 있다. AFP=연합뉴스
IS의 전매 특허인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 공격에 대한 걱정도 크다. IS는 과거엔 조직원을 모집해 명령을 내렸지만, 최근에는 세계 각지의 현지인이 IS 사상에 감화를 받고 ‘외로운 늑대’가 돼 자발적 테러를 벌이는 경우가 많다.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극단적 이념을 전파해 현지인을 포섭해 테러에 나서게 하는 건 IS의 전형적 수법이다.

브루스 호프먼 미 외교협회(CFR) 대테러 선임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IS가 더는 영토를 통제하지는 못하지만 수천 명의 구성원을 보유한 테러 조직이라는 원래의 DNA로 돌아갔다”며 “우리의 인식과 시야에서 멀어졌다고 해서 IS가 자신들의 목표에서 물러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수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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