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폴란드 정부가 올해 연말 퇴역 예정인 미그(Mig)-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넘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현지매체 TVP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체자리 톰치크 폴란드 국방차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 전투기들을 박물관에 보내거나 매각 또는 폐기할 수 있다. 아니면 우크라이나에서 적을 무찌르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며 "내 생각에 답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톰치크 차관은 현재 운용 중인 미그기 14대 가운데 6∼8대가 올해 안에 폴란드군에서 퇴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반 보유한 미그기의 절반인 14대를 우크라이나에 넘겼다. 우크라이나는 남은 미그기도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작년 11월 폴란드 안보가 우선이라며 "왜 더 주지 않느냐는 우크라이나의 비판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차피 수명이 다한 기체를 우크라이나에 넘기고 그 대가로 드론 기술을 전수받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폴란드군은 1980년대부터 옛 소련에서 도입한 미그기를 미국산 F-35와 한국산 FA-50으로 교체 중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9월 러시아산 드론이 폴란드 영공으로 대거 넘어가고 유럽 각국이 드론 대응에 어려움을 겪자 러시아와 전쟁하며 쌓은 드론전 노하우를 알려주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폴란드는 개전 이후 무기를 대거 내주고 100만명 안팎 피란민을 수용하는 등 우크라이나를 전폭 지원해 왔다. 그러나 전쟁 피로감과 함께 국내 비판 여론이 커지면서 자국 이익도 챙기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오는 19일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해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과 미그기 이전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새로운 양국관계의 시작이라며 "폴란드의 전략적 이익을 존중하고 폴란드인에게 중요한 사안을 명확히 언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사학자 출신인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우크라이나 극우 세력의 폴란드인 학살을 인정하고 유해 발굴에 나서라고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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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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