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공영방송 BBC는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기한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전날 플로리다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총 100억 달러(약 14조7천억 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BBC는 지난해 미국 대선 직전 방영한 다큐멘터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2021년 1·6 의회 폭동 관련 발언을 편집해 지지자들을 선동하는 것처럼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BBC 대변인은 주요 외신에 보낸 성명에서 "앞서 분명하게 밝힌 바와 같이 우리는 이 사건을 방어할 것"이라며 "진행 중인 법적 절차에 대한 추가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다큐멘터리 발언 '짜깁기 논란'에 BBC는 올해 11월 초 잘못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했으며 팀 데이비 BBC 사장과 데버라 터네스 뉴스·시사 총책임자가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그러나 BBC는 악의를 가지고 문제의 편집을 한 것이 아니며 방영 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만큼 명예훼손의 근거는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배상 요구는 거부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번 소송에 대해 "BBC 자체의 문제"라며 "BBC가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이는 그들이 관여할 문제"라고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 "우리는 신뢰받는 공영 방송으로서 강하고 독립적인 BBC라는 원칙을 항상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문화미디어스포츠부는 이날 BBC 왕실 헌장에 대한 정례 검토 절차에 착수했다. BBC 왕실 헌장은 BBC 설립·운영 취지와 공공 목적을 규정하는 것으로 정부의 관리 감독 및 재정 지원의 근거가 된다. 현재의 헌장은 2027년 12월 31일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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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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