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단독]"당명 개정 검토" 10일간 의원 50명 만난 장동혁의 승부수

중앙일보

2025.12.16 12:00 2025.12.16 12:2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본관 앞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의원들을 만나 “당명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당 안팎에서 쇄신 요구와 소통 부족 지적이 거세지자 장 대표는 5~16일 4선 이상 중진 전원(18명)과 개별 면담하는 등 의원 50여 명을 만났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장 대표는 최근 재선 의원과의 식사 자리에서 “추경호 의원이 연루된 특검도 일단락됐으니 내년부터는 기조를 바꿔나갈 것”이라며 “당명 개정을 포함해서 당을 혁신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 측은 “당명 개정은 보수 지지층에서 반대 여론이 적지 않아 필요하면 충분한 설득 과정을 거쳐야 할 사안”이라고 했지만, 식사에 참석한 의원은 “장 대표가 변화를 위해 당명 개정을 충분히 고려할 만한 카드로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다른 자리에서도 “중도 확장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라거나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범보수 진영을 통합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1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의원과의 오찬에서는 “새로운 노동 정책을 펼쳐서 정부를 견제하자”는 말도 했다. 한 중진 의원은 “장 대표가 단순히 ‘반(反)이재명 전선에만 올인하는 것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정책으로도 승부 보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의원과 개별 면담할 때는 직접 의원실로 찾아갔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10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과의 오찬에선 일정 탓에 늦은 의원들을 기다리며 오후 2시 이후까지 자리를 지켰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이 기간에 원외 당협위원장, 당 원로 등 30여명과도 비공개로 만났다.

국민의힘 초선·재선 의원들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앞서 장 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 때 사과를 거부했고, 이에 “장 대표가 요즘 누굴 만나는지 모르겠다. 고립되고 있다”(중진 의원)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장 대표가 적극적인 스킨십을 펴자 “변화를 시도하는 것 자체로 긍정적”(초선 의원)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장 대표를 향한 당내 불신이 완전히 걷힌 것은 아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계엄 사과 같은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여전히 외면하면서 변화만 외친다”(재선 의원)는 이유에서다. 장 대표는 10일 과방위 위원들과의 오찬에서는 ‘현재 노선을 바꿀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확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소통을 늘리는 건 평가할 만 하지만 결국 강성 지지층과 아스팔트 우파를 중심에 두는 기조는 변하지 않는다”(초선 의원)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일부 의원과의 면담에선 어색한 분위기가 흐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중진 의원과 장 대표의 면담은 5분 만에 끝났다고 한다. 중진 의원은 “자리에 마주 앉은 장 대표가 ‘이제 중도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내게는 따로 조언을 구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이번 주까지 경청 행보를 이어간다. 장 대표 측은 “3선 의원들도 전부 따로 만나고, 국회 상임위별로도 의원들을 만나는 게 목표”라며 “의원들과 소통을 바탕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한 당의 방향성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규([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