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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신흥 강자들 ‘자본 경쟁’ 가속…토종 ‘세미파이브’도 IPO 승부수

중앙일보

2025.12.1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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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스퀘어에서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가 IPO 기자단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가람 기자
국내 인공지능(AI) 맞춤형 반도체(ASIC) 개발 전문 기업 ‘세미파이브’가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기업공개(IPO) 공모가를 최상단으로 확정했다.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민 중국 AI 반도체 기업들이 잇달아 IPO로 대규모 자금 확보에 나선 가운데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도 자본 투자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17일 세미파이브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최종 공모가를 희망 밴드(2만1000원~2만4000원) 상단인 2만4000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부터 5거래일간 진행된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기관 2159개사가 참여해 경쟁률 436.9대 1을 기록했다. 이번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한 총 공모금액은 약 1296억원으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8092억원 수준이다.

세미파이브를 향한 시장의 높은 기대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ASIC의 위상이 커지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2019년 설립된 세미파이브는 ‘시스템반도체를 더 싸고, 빠르고, 쉽게 개발 할 수 있게 만드는 기업’을 목표로 AI ASIC 개발을 뒷받침하는 각종 서비스 자산을 축적해왔다. 고객사인 팹리스(설계 전문 회사)가 파운드리(위탁 생산)를 거쳐 AI칩을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한 칩 스펙 컨설팅, 반도체 설계자산(IP), 설계 플랫폼, 샘플 생산, 패키징, 테스트 등의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최근 반도체 업계에선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이 겹치며 ASIC 개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GPU는 병렬 연산에 강해 각종 AI 모델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범용성이 뛰어나지만, 설계가 복잡하고 전력 소모가 크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반면 ASIC은 특정 용도에 따라 연산 속도와 전력 효율,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 미국의 브로드컴은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를 공동 개발하며 전세계 ASIC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AI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의 GPU에 맞서 중국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중국 AI 반도체 기업들은 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17일 상하이증시에 상장한 메타엑스는 주가가 공모가 대비 8배 넘게 급등했고, 무어스레드는 지난 5일 상장 첫날 주가가 502% 폭등하며 약 80억 위안(1조681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중국 내 또 다른 ‘엔비디아 대항마’로 꼽히는 비렌 테크놀로지도 내년 1월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ASIC 시장 확대 움직임은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는 이날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은 칩 생산 역량이 확대되고 있고 여전히 많은 수요가 잠재된 시장”이라며 “각종 규제를 준수하면서 중국 내 생태계 접근과 영향력 확대를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가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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