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상장기업의 올해 겨울 보너스(성과급)가 사상 처음으로 1인당 100만엔(약 953만원)을 돌파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5일 닛케이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2025년 겨울 보너스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상장사를 중심으로 한 전체 조사 대상 기업 478곳의 올해 1인당 평균 보너스 지급액은 전년 대비 6.4% 증가한 102만9808엔(약 983만원)이었다. 1975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100만엔을 넘어선 것으로,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업들이 보너스를 확대한 이유는 ‘임금 수준 상승’이 59.5%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실적 호조(42.1%)’가 이었다. 닛케이는 “지난 봄 임금 협상을 반영한 결과”라며 “지난 봄, 2년 연속 평균 5% 이상의 임금 인상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만성적인 인력난이 이어지고 있는 건설이 17.31%, 부동산 경기 활황으로 좋은 실적으로 보이고 있는 부동산·주택 분야가 13.81% 증가해 지급액에 있어서도 최상위권이었다. 방위산업과 항공 엔진 사업도 호조를 보이며 조선·중공업 분야도 지난해에 비해 20.31% 상승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중공업 기업으로 꼽히는 IHI는 전년 대비 43.92% 증가한 123만8308엔(약 1184만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의 보너스를 지급할 예정이다. 가와사키중공업도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전년 대비 41.57% 늘어난 112만2912엔(약 1073만원)의 보너스를 올해 책정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부품 업종은 보너스 지급액 증가율이 3.28%에 그쳤다. 철강 업종은 주요 업종 중 유일하게 3.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