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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로 무너졌다, 그리고 각성했다...안세영 '이게 세계 1위다' 파이널 첫 경기 혈투 끝에 승리

OSEN

2025.12.1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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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파리(프랑스), 최규한 기자]

[OSEN=파리(프랑스), 최규한 기자]


[OSEN=정승우 기자]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안세영(23, 삼성생명)이 시즌 마지막 무대에서 첫 관문을 넘으며 다시 한 번 ‘끝까지 가는 힘’을 증명했다.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세계랭킹 7위·인도네시아)를 세트 스코어 2-1(21-16, 8-21, 21-8)로 꺾었다. 단일 시즌 역대 최다 우승 기록에 도전하는 시즌의 마지막 대회에서 거둔 값진 첫 승이었다.

월드투어 파이널은 1년간 월드투어 포인트 상위 8명만 출전하는 최고 난도의 무대다. 시즌을 결산하는 대회이자, 한 해 여자 단식 판도를 가늠하는 자리다. 안세영에게도 아직 완성하지 못한 퍼즐이 남아 있는 무대다.

경기 초반부터 쉽지 않았다. 1게임에서 안세영은 와르다니와 팽팽한 랠리를 이어갔다. 16-16까지 맞선 상황에서도 서두르지 않았다.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으며 연속 5점을 쓸어 담았고, 21-16으로 첫 게임을 가져왔다.

2게임은 정반대였다. 리듬이 끊겼다. 와르다니의 빠른 공격 전환과 각도에 흔들렸고, 미끄러지며 범한 실책까지 겹쳤다. 점수는 순식간에 벌어졌고, 안세영은 8-21로 2게임을 내주며 불안한 흐름을 노출했다.

결정적인 장면은 3게임이었다. 안세영은 다시 자신만의 템포를 되찾았다. 헤어핀과 길게 이어지는 랠리로 상대 체력을 먼저 깎았다. 6-0, 11-1까지 단숨에 달아나며 승부의 방향을 바꿨다. 후반 일부 추격을 허용했지만, 흐름은 끝까지 놓치지 않았다. 21-8, 깔끔한 마무리였다.

완벽한 경기력은 아니었다. 기복도 분명 존재했다. 그럼에도 결과는 안세영의 편이었다. 이는 올 시즌 그가 쌓아온 신뢰의 무게다.

안세영은 올 시즌 14개 국제대회에 출전해 10차례 정상에 올랐다. 말레이시아 오픈을 시작으로 인도, 유럽, 일본, 중국, 호주까지 투어 전반을 지배했다. 월드투어 랭킹 1위 역시 단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남은 과제는 하나다. 월드투어 파이널 우승. 안세영은 이 대회에서 아직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2022년 조별리그 탈락, 이후 두 시즌 연속 4강 탈락.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시즌 11승째를 기록하며 2019년 모모타 겐토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A조에는 야마구치 아카네, 미야자키 도모카(이상 일본)까지 포진해 있다. 쉽지 않은 조다. 그러나 첫 판에서 흔들림을 딛고 승리를 챙겼다는 점은 분명한 신호다.

완벽하진 않아도, 무너지지 않는다. 시즌의 끝자락에서도 안세영은 여전히 우승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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