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오픈AI를 위해 건설 중인 100억 달러(약 14조7천억 달러) 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투자 유치에 빨간불이 켜졌다.
오라클의 투자 파트너인 블루아울 캐피털은 미시간주 설린 타운십에 건설 중인 1GW(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투자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을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루아울은 그동안 텍사스, 뉴멕시코주 등에서 오라클이 추진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주요 후원자이자 자금줄 역할을 해온 회사다.
주로 특수목적법인(SPV)을 설립해 데이터센터를 소유한 다음, 오라클에 이를 임대하는 형식으로 투자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오라클의 부채가 늘고 AI 인프라 지출이 급증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아울이 이같이 결정한 것은 대출 기관들이 오라클의 재무 상황을 문제 삼아 금리 등에 더 불리한 조건을 요구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오라클의 부채는 1천50억 달러(약 155조원)로 1년 전의 780억 달러에서 약 34.6% 늘었다. 모건 스탠리는 오라클의 부채가 2028년까지 2천900억 달러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또 오라클이 지불해야 하는 임대차 계약 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 2천480억 달러로, 불과 3개월 전의 1천억 달러에서 2.5배로 치솟았다.
오라클은 이와 관련해 "개발 파트너인 릴레이티드디지털이 최상의 금융 파트너를 선정했으며 이번에는 그 대상이 블루아울이 아니었을 뿐"이라며 "최종 협상은 예정대로 계획에 따라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소식통은 오라클이 블랙스톤 등 다른 잠재적 금융 파트너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라클의 주가는 장 중 한때 전일 종가 대비 6% 이상 급락한 177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일부 하락 폭을 만회해 미 동부 시간 오후 1시 기준 180달러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블룸버그 통신이 오라클의 데이터센터가 인력·자재 부족으로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오라클이 이를 부인한 바 있다.
한편, 미시간 데이터센터 구축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으면 오픈AI에도 리스크가 될 전망이다.
구글 등과 치열한 AI 모델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오픈AI는 차세대 모델 학습을 위해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한 만큼, 프로젝트가 지연되면 AI 경쟁력 확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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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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