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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밤 무슨일이…라이너 감독 부부 살해 패륜아들 모습 드러냈다

중앙일보

2025.12.17 12:57 2025.12.1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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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 살해 혐의로 기소된 닉 라이너. AP=연합뉴스

할리우드 영화감독 롭 라이너 부부를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 아들 닉 라이너(32)가 17일(현지시간) 사건 이후 처음으로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1급 살인 혐의 2건으로 기소된 닉은 이날 오전 로스앤젤레스(LA) 법원에 출두했다.

손목에 수갑을 차고 자살 방지용 교도소 가운을 입은 닉은 유죄 여부에 대해 진술하지 않았다.

닉의 변호인 요청으로 기소 인부 절차는 내년 1월 7일로 미뤄졌다. 닉은 이 날짜에 동의하며 "네, 재판장님"이라고만 답했다.

닉의 변호사 앨런 잭슨은 이날 심리가 끝난 뒤 취재진에 이 사건을 "라이너 가족에게 닥친 참혹한 비극"이라고 표현하면서도 닉에 대한 사법 절차가 "성급한 판단이나 결론 도출 없이 절차대로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LA 카운티 지방검사장 네이선 호크먼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라이너 감독 부부에 대해 "이들을 잃은 것은 비극 그 이상이며, 우리는 살인범을 반드시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호크먼 검사장은 닉에 대해 사형 구형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닉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가석방 가능성 없는 종신형 또는 사형에 처해질 수 있지만,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06년 이후로 사형이 집행된 사례가 없다.

지난 2014년 4월 뉴욕 에이버리 피셔 홀에서 열린 제41회 채플린 어워드 갈라에서 롭 라이너(왼쪽에서 두 번째)가 아내 미셸, 자녀 제이크, 로미, 닉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닉은 지난 14일 오전 LA 고급 주택가인 브렌트우드 지역의 자택에서 부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당일 오후 범행 현장에서 약 22.5km 떨어진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인근 공원에서 체포됐다.

체포 직전 닉은 한 주유소에서 태연하게 음료를 구매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영상에서 청바지에 재킷을 입고 빨간색 가방을 멘 닉은 매장에 들어가 냉장고에서 음료를 꺼낸 뒤 계산을 위해 줄을 선다. 그는 앞사람의 계산을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두리번거리기도 했다.

미국 연예 매체 TMZ 등에 따르면, 닉은 사건 전날인 13일 밤 부모와 함께 유명 코미디언이자 TV쇼 진행자인 코넌 오브라이언의 집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했다. 당시 거친 언행으로 부모와 심한 다툼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라이너 감독 부부의 또 다른 자녀 제이크와 로미는 이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매 순간 느끼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부모님을 잃은 이 끔찍하고 참담한 일은 누구도 겪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그분들은 단순한 부모님이 아니라, 우리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고 했다.

두 사람은 가족, 친구, 그리고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받은 응원 메시지에 감사를 전하며 "이제 우리는 사생활 존중과 보호를 요청한다. 추측은 자제해 주시고, 부모님이 살아온 놀라운 삶과 베풀어주신 사랑을 기억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빌리 크리스털, 앨버트 브룩스, 마틴 쇼트, 래리 데이비드 등 라이너 감독 부부와 가장 가까웠던 몇몇 배우들은 전날 밤 발표한 성명에서 "그들은 역동적이고 이타적이며 영감을 주는 존재였다"며 "우리는 영원히 그들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현예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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