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관할' 中동부전구 사령관에 양즈빈 유력…국가행사 등장
난징대학살 88주년 추모식에 군 고위 인사들과 함께 참석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 인민해방군(PLA) 동부전구의 신임 사령원(사령관)에 양즈빈 전 서부전구 부사령원이 유력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SCMP는 "부패 사건의 직격탄을 맞은 본토 동부전구의 핵심 지휘를 최근 합류한 양즈빈 중장과 장지춘 중장이 맡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중장은 지난 13일 장쑤성 난징에서 열린 '난징대학살 88주년 국가추모식'에 다른 군 고위 인사들과 함께 참석했다.
현장 상황을 방영한 중국 중앙TV(CCTV)는 두 사람의 직함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이들을 화면에 비추며 "동부전구의 최고위 인사들이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석한 고위 군 장성은 류전리 인민해방군 연합참모부 참모장과 양즈빈·장지춘 중장뿐이었다.
중국 본토에서 연례로 개최되는 난징대학살 추모식은 참석자의 직위와 서열이 엄격히 관리되는 주요 국가 행사다. 특정 인사의 등장 여부는 사실상 현재 직위를 가늠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의 경우 동부전구 사령원과 정치위원이 참석했는데, 당시 참석자였던 린샹양 전 동부전구 사령관은 부패 혐의로 공산당에서 제명된 상태다. 류칭쑹 동부전구 정치위원은 수개월째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사실상 낙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동부전구 사령원 대행을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양즈빈 중장은 2021∼2023년 초까지 남부전구 부사령원을 지낸 뒤 이후 서부전구 부사령원으로 이동해 인도 접경지역을 관할했다.
과거 푸젠성에 주둔하며 대만해협을 마주한 공군 정예부대 출신으로, 공군 제8군단 제26사단에서 복무하며 사단장까지 올랐다. 이후 우한과 푸저우 공군기지 사령원을 지내며 대만을 겨냥한 군사 압박의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함께 모습을 드러낸 장지춘 중장은 정치공작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인물로, 동부전구 정치위원 역할을 맡고 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는 지대지 미사일 부대 지휘관을 거쳐 로켓군 내 정치공작 부서에서 근무했으며, 2019년 국경절 열병식에서는 시진핑 국가 주석이 참관한 가운데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DF-26 미사일 부대를 이끈 장성 중 한 명으로 주목받았다.
2021년에는 전략지원군 산하 타이위안 위성발사센터 정치위원으로 이동한 뒤 최근 동부전구 행사에 연이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의 한 군사 전문가는 "동부전구는 이번 대규모 군 내부 반부패 조사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 중 하나"라며 "양즈빈과 장지춘은 허웨이둥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먀오화 전 중앙군사위원 계열 잔존 세력을 정리하는 동시에 대만 전선을 담당하는 부대의 전투 태세와 사기를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익명의 이 전문가는 "최고 지휘관들이 갑작스레 교체됐음에도 지휘 체계가 큰 혼란 없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대만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내부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각각 중국군 서열 3위와 5위이던 허웨이둥과 먀오화는 올해 10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를 앞두고 부패 혐의를 이유로 당적과 군적을 박탈당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현정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