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취임 후) 지난 11개월 동안 우리는 미 역사상 어느 행정부보다 더 많은 긍정적 변화를 가져 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대국민 연설에서 “이는 전례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저는 (전임 정부로부터) 난장판을 물려받았고 이를 바로잡고 있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취임했을 때 인플레이션은 48년 만에 최악이었고, 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수백만 미국인들 삶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졌다”며 “이 모든 것은 민주당 행정부 시절 발생했다. 바로 그때부터 ‘생활비 부담 가능성’(affordability)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11개월 앞둔 시점에서 ‘생활비 부담 여력’으로 번역되는 ‘affordability’는 미국 사회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최대 이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바이든 정부 때 자동차 가격은 22%, 휘발유는 30~50%, 호텔 요금은 37%, 항공권은 31% 급등했다”며 “하지만 우리의 리더십 아래 이 모든 것들이 빠르고 확실하게 떨어지고 있다. 추수감사절 칠면조 가격은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 대비 33% 하락했고, 달걀 가격은 3월 이후 82% 떨어졌으며, 다른 모든 물가도 급속히 떨어지는 중”이라고 했다. 이어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정말로 우리는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가는 떨어지는 반면 실질임금은 오르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균적인 공장 노동자 임금은 1300달러 올랐고, 건설 노동자는 1800달러, 광부들은 3300달러의 임금 인상을 경험했다”며 “임금이 물가보다 훨씬 더 빠르게 오르고 있다. 얼마나 큰 변화인가”라고 했다.
또 “저는 미국에 사상 최대인 18조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는 일자리, 임금 인상, 공장 개장, 그리고 더욱 강화된 국가안보를 의미한다”며 “이런 성공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인 관세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년 전만 해도 미국은 완전히 죽어 있었다. 완전히 망한 상태였다”며 “지금은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년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은 불법 체류자, 범죄자, 기업 로비스트, 수감자, 테러리스트, 그리고 우리를 이용해 먹은 외국 세력만을 위해 싸운 정치인들에 의해 통치됐다”며 “하지만 이제 여러분은 법을 준수하고 열심히 일하는 국민들, 이 나라를 움직이고 이 나라를 운영하게 하는 사람들을 위해 싸우는 대통령을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자신의 국경 강화 및 반(反)이민 정책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취임 첫날부터 단 한명의 불법 이민자도 미국에 들어오지 못했다. 모두가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일”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세계 최악의 국경을 물려받았지만, 단기간에 미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경으로 탈바꿈시켰다”며 “불과 몇 달 만에 최악에서 최고로 도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힘을 통한 평화’로 상징되는 외교안보정책의 성과도 하나하나 열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는 미국의 힘을 회복시켰고 (취임 후) 10개월 만에 8개의 전쟁을 종식시켰으며 이란 핵 위협을 제거하고 가자 전쟁을 끝냈다”며 “이를 통해 3000년 만에 중동에 평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자신이 주도해 통과시킨 감세 법안으로 많은 미국 가정이 연간 1만∼1만2000 달러를 절감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 봄은 관세 효과와 (감세) 법안에 힘입어 사상 최대 규모의 환급 시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군 장병 145만명에게 이번 크리스마스 이전에 ‘전사 배당금’이라는 이름의 특별 지급금을 1인당 1776달러(약 262만원)씩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1개월 만에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멈췄고 임금은 올랐으며 물가는 떨어졌다. 이제 우리는 세계가 한 번도 보지 못한 경제 호황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며 미국 독립선언 250주년인 내년 북ㆍ중미 월드컵 개최 및 2028년 LA올림픽 유치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어 “우리는 어느 때보다 존중받는 나라가 됐다.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를 보게 하라”면서 18분간 이어진 연설을 마쳤다.
이번 연설은 최근 고물가 속에 국정운영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지역 선거에서 야당에 연이어 대패하는 등 난국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내일(17일) 밤 생중계로 대국민 연설을 할 계획”이라며 “그때 여러분을 만나길 기대한다. 올해는 미국에 대단한 한 해였으며 최고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