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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임원, 기술 집중, 조직 슬림화…현대차그룹 219명 정기인사

중앙일보

2025.12.1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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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전경.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2025년 연말 임원인사에서 승진자 규모를 줄이고 제조·기술 조직에 신규 사장을 보임하며 힘을 실었다. 기아 북미권역본부장도 사장으로 격상했다. 미래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하는 첨단차 본부의 수장은 공석으로 남겼다.

18일 현대차그룹은 사장 승진 4명, 부사장 14명, 전무 25명, 상무 신규선임 176명 등 총 219명 승진을 포함한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승진자 규모는 지난해 연말 인사(239명)에 비해 20명 줄었다. 현대차는 이번 인사의 키워드로 ‘조직의 체질 개선’과 ‘인적 쇄신’을 꼽았다. 미래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미래 기술 개발 양대 수장 중 R&D본부장만 낙점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기아 R&D 본부장은 2024년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이후 차량개발담당을 거쳐 R&D본부장(사장)에 임명됐다. 사진 현대차그룹
미래 모빌리티 기술 경쟁력 강화를 이끌 현대차 연구개발(R&D)본부장에는 만프레드 하러 R&D 본부 차량개발담당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임명됐다. 하러 사장은 포르쉐와 애플 등을 거쳐 2024년 현대차그룹에 합류해 짧은 기간에 현대차·기아의 브랜드 정체성 확립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번 인사로 차량개발 등 하드웨어 중심인 R&D조직을 이끌며 유관 부문과의 협업으로 궁극적으론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성공시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책임을 맡게 됐다.

관심을 모았던 신임 첨단차(AVP)본부장은 공석으로 남게 됐다. AVP본부장은 미래차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을 총괄하며 R&D본부장과 함께 현대차그룹 연구개발조직의 양대 수장으로 꼽히는 자리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 내부 논의 중으로, 이른 시일 내 후임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AVP본부는 SDV 개발 전략 수립과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커넥트, 자율주행 기술 아트리아AI 등을 고도화해 차세대 개발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제조부문장 사장 격상·국내생산담당은 부사장으로

정준철 현대차·기아 제조부문장은 2025년 연말 정기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진 현대차그룹
이번 인사에서 현대차·기아 제조부문장은 사장급으로 격상됐다. 정준철 현대차 제조부문장 겸 제조솔루션본부장(부사장·전무)이 사장으로 승진 임명되면서다. 정 신임 사장의 임명은 현대차그룹이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구축을 가속화하고, 하드웨어 제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 신임 사장은 완성차 생산기술을 담당하는 제조솔루션 본부와 수익성과 공급망을 관리하는 구매본부를 총괄한다. 이번 승진으로 소프트웨어 중심의 미래 생산체계 구축과 로보틱스 등 차세대 생산체계 구축에 주력할 전망이다.

최영일 현대차 부사장은 2025년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현대자동차 국내생산담당 및 안전보건최고책임자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사진 현대차그룹
반면 현대차 국내생산담당에는 기존 이동석 사장이 용퇴하고 최영일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임명됐다. 최영일 전무는 제조기술 엔지니어링에 정통한 전문가다. 현대차그룹은 “기술 중심의 공장으로 조직을 재편하며 현대차그룹의 마더팩토리인 국내 공장의 위상과 기술력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중요도↑…윤승규 북미권역본부장 사장 승진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겸 기아미국 법인장은 북미 시장에서의 성장 성과를 인정받아 2025 정기 연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진 현대차그룹
관세 등 악재에도 북미 시장에서 시장경쟁력을 높인 기아에서는 윤승규 북미권역본부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윤 사장은 본사 미주실장, 미국·캐나다 판매법인장을 거쳤다. 북미권역은 소매 판매가 전년대비 8% 넘게 증가해 성과를 인정받았다. 기아 북미권역본부는 부사장급 조직이었으나, 이번 인사에서 사장급 조직으로 격상됐다.

이보룡 현대제철 사장은 현대제철 생산기술센터장, 연구개발본부장, 판재사업본부장, 생산본부장을 거쳐 2025년 정기 연말 임원 인사에서 현대제철 사장에 내정됐다. 사진 현대차그룹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등 현지화 정책을 추진 중인 현대제철 사장에는 이보룡 생산본부장이 사장 승진·임명됐다. 30년 이상의 철강업계 경험을 기반으로 기술 전문성과 철강사업 총괄운영 경험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은 “전략적인 대규모 설비·기술 투자 등을 연속성있게 추진해 나감으로써 현대제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현대차그룹 기획조정담당으로 자리를 옮긴다.


조직슬림화·기술중심·세대교체

신용석 현대차·기아 HMG경영연구원장은 2025년 연말 정기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경제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승진자 규모를 줄이고, 40대 비율을 높이는 등 조직 재정비와 세대교체에 중점을 뒀다. 지성원 현대차 브랜드마케팅본부장(전무)은 40대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상무 신규 선임 대상자 중 40대 비율은 지난 2020년 24% 수준에서 올해 50%에 근접했다. 1980년대생 상무로는 조범수 현대차 외장디자인실장(만 42세) 등 12명이 신규 선임됐다. 또 전체 승진 대상자 중 30% 가까이가 R&D와 주요 기술 분야에서 임명됐다. 현대차그룹 싱크탱크 역할을 담당하는 HMG경영연구원 원장은 신용석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교수가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이수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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