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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신보 "美 안보전략, 北 빠진 게 중요 대목"…'아전인수' 해석 우려

중앙일보

2025.12.17 19:16 2025.12.17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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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 대해 "제일 중요한 대목은 조선(북한)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관영매체가 아닌 대외 선전 매체를 택한 건 정치적 부담이 덜한 방식으로 NSS에 대한 반응을 내놓으며 미국의 대북 기조를 떠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대통령 전용헬기 마린원에서 내린 뒤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선신보는 18일 칼럼 형식의 글을 전하는 '메아리' 코너에서 "조선(북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곧 미국의 조선반도 비핵화 정책의 완전실패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 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선신보는 재일 친북단체가 발행하는 매체다. 북한 당국이나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의 관영매체는 아직 NSS에 대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조선신보는 또 "이번 문서는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이 거의 없으므로 전략보고서라 하기 어렵다"면서 "미국제일주의로 일관돼 있다. 자가당착이며 사실 왜곡"이라고 NSS를 깎아내렸다.

이번 NSS에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였던 2017년과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2년과 달리 '한반도 비핵화'가 언급되지 않았다. 북한에 대한 언급 자체도 없어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17차례, 바이든 행정부 때 3차례 이뤄졌던 것과 차이가 있었다.

조선신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개인에 대한 평가도 드러냈다. 조선신보는 NSS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평화의 사자'처럼 묘사하고 '실적'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너무 지나친 평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가 다극화를 인정하면서 냉전 후에 미 지배층이 항구적인 세계일극지배를 정당화한 것은 잘못이었고 대중국 정책의 실패도 시인한 의미는 크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NSS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정부의 대중국 전략을 실패로 규정한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이 이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 정세를 오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NSS가 미국 대외정책의 큰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문서라는 점에서 북한이 전반적인 방향성을 주시하는 정황도 엿보인다. 조선신보는 "(NSS에서) 중·러 양국을 악마화하거나 심하게 적대시하는 표현은 피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은 주로는 중국의 태평양진출을 막기 위한 돌격대로 이용해 먹으려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NSS에서 제1도련선(일본 규슈∼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잇는 해상 방어선) 내 한국과 일본 등 동맹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편 조선신보는 지난 12일에도 NSS을 겨냥해 "'세계의 경찰'로부터 '요새 아메리카'로 이행하겠다는 소리"라고 비난했다.



박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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