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대형 산불 직후 90일 동안 심장마비와 원인 불명의 혈액검사 이상 사례가 급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로 인한 직접 사망자 집계(31명)와 달리, 연기 노출로 악화된 건강 문제까지 포함하면 실제 인명 피해는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LA타임스는 미국심장학회지(JACC)에 발표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지난 1월 발생한 팰리세이즈·이튼 산불 이후 90일간 시더스사이나이 메디컬센터 응급실의 심장마비 내원이 과거 7년 평균보다 46% 증가했다고 17일 보도했다. 같은 기간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은 24%, 혈액검사 이상 수치는 11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진은 전급성 심혈관 질환과 갑작스러운 중증 증상이 집중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원인 불명의 어지럼증이나 흉통을 호소한 환자들의 혈액검사에서 전해질 불균형과 신장·간 기능 이상 등 비정상 수치가 두 배 이상 관찰됐다. 산불 연기 노출이 여러 장기에 대사적 스트레스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번 산불이 인체에 특히 위험했던 이유로는 연기의 성분이 지목됐다. 나무와 수풀뿐 아니라 차량, 배터리, 플라스틱, 전자제품 등 인공 물질이 함께 타면서 독성 연기가 대규모로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건강 영향이 수개월간 지속됐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산불 연기에 따른 의료 이용 증가는 1주일 내외로 관찰되지만, 이번에는 3개월 동안 높은 수준이 유지됐다는 것이다. 대피와 생활 붕괴에 따른 스트레스가 영향을 키웠을 가능성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