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종혁 중징계 권고에 "우스운 당 만들지 말고 날 찍어내라"
중앙일보
2025.12.17 20:44
2025.12.17 21:30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당 당무감사위원회에서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징계 결정을 권고한 것을 두고 “저를 찍어누르고 싶으면 그냥 저를 하시라”라고 직격했다.
한 전 대표는 18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다른 사람들을 (향해) 이런 식의 분위기를 만들어서 당을 우스운 당으로 만들지 말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징계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생각이 윤어게인이나 부정선거론과 닿아있는 분들”이라며 “상식 있는 사람들이 돌아오는 상황에서 그걸 막아보겠다는 이유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의힘은 자유를 보장하고 약속한 보수 정당”이라며 “보수 정당에서 당대표를 비판한다고 해서 당에서 내쫓는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최고위원의 문제가 아니라 보수 정당과 자유민주주의 정당의 정체성에 관한 것”이라며 “그 정체성이 몇몇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에 의해 더럽혀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또한 자신의 가족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서도 “퇴행이 아니라 미래로 가야 할 때”라며 “(친한계를 공격하지 말고) 저를 찍어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7일 김문수 전 대선후보를 만난 것을 언급하며 “김 전 후보도 지금 (친한계를 잘라내고) 이럴 때냐는 취지”라며 “누가 보더라도 당이 이렇게 가면 안 된다는 생각은 다 똑같이 하고 계시지 않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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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혁 “나와 한동훈 한묶음으로…부당한 요구에 겁 먹지 않을 것”
당사자인 김 전 최고위원도 1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저와 한 전 대표를 한묶음으로 삼고 있다”며 “저에 대한 징계를 징검다리로 삼아 목표인 한 전 대표에게 넘어가겠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에 대한 징계가 다른 친한계들에 대한 경고 내지는 겁주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반대로 이른바 극우라고 얘기되는 윤어게인 세력들에게 환호를 주는, ‘드디어 김종혁이를 날렸어’라는 그런 효과 이런 것들도 계산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당한 요구에 굴하거나 겁을 먹거나 그러진 않을 것”이라며 “정당도 마찬가지고 어떤 조직이든지 간에 한 사람의 지시에 의해서 일사불란하게 다른 모든 이견을 입틀막하면서 가는 조직은 성공할 수 없다. 우리 당이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장구슬([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