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단독] 김용범, 7개 기업 불러 "작은이익 탐내지 말라" 환차익 단속

중앙일보

2025.12.18 12:00 2025.12.18 19:5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17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도시공사에서 열린 '광주 군 공항 이전 6자 협의체' 1차 회의에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광주전남사진기자단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480원을 넘어서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8일 7대 수출기업을 불러 모아 협조를 구했다. 김 실장은 기업들에게 “(원화 약세 상황으로) 작은 이익을 보려고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김 실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빌딩에서 ‘외환시장 관련 수출기업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엔 삼성전자, SK, 현대차, LG, 롯데,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의 최고재무관리자(CFO) 등이 참석했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1차관, 윤성혁 산업정책비서관 등도 자리했다.


참석자 등에 따르면, 김 실장은 모두발언에서 현재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환시장 불안이 만만치 않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지금은 연말이고, 보통 때보다 시장이 얕은(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 작은 거래로도 충격이 클 수 있다. 이럴 때일 수록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특히 연말 해외 외환시장이 연휴로 닫혀 원·달러 환율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고 한다.


원/달러 환율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도 등의 영향으로 추가 상승해 장중 1,480원을 넘은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외환 당국은 최근 국민연금과 맺은 외환스와프를 실제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김 실장은 홍콩·싱가포르 등 외국 금융시장에서 원화 약세가 오래 갈 것으로 전망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 실장은 “국민연금은 국민연금대로 원칙을 갖고 움직이기 때문에 (환율에 영향을 주는 환헤지 방식을) 바꾸기 어렵고, 한국 기업들도 그럴 것이라(달러 보유 방침을 바꾸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 실장은 7대 수출기업 CFO 등에게 “기업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에서 정상적인 수준 이상으로 투자할 것도 아닌데 과다하게 (달러를) 유보하면 ‘(나중에 환차익으로) 이익 보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오해 받지 않도록 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작은 이익을 보려고 하지 마시고, 본업에 충실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실장은 외환당국과 기업들의 소통도 당부했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김 실장은 “지금은 소통이 필요할 때다. 외환당국과 자주 소통하자”며 “소통을 위한 협의체를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61.9포인트(1.53%) 내린 3994.51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도 9.74포인트(1.07%) 내린 901.33에 장을 마쳤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대비 1.5원 내린 1478.3원을 기록했다. 뉴스1
대통령실은 이번 회의를 개최하기에 앞서 각 기업들에게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1~2월 환전계획 자료를 요청했다. 또 올해 연간 수출액, 내년 해외 투자규모와 투자금 조달 방안, 환헤지 전략도 요청했다. 수출 대기업의 외환 전략에 따라 연말·연초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자료를 요청한 것이다.


참석한 기업 7곳 중 3곳이 발언을 했다. 한 기업은 일부 환헤지용 외환을 국내 시장에 내놓는 방향으로 외화를 운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기업들은 뚜렷하게 외화 국내 환류에 긍정적인 의견을 비치진 않았다. 문신학 차관은 다음주 초 각 개별 기업들과 만나 내년 해외 투자 규모, 환헤지 전략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뒤 외환 시장 안정을 위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전날 장중 한때 1480원을 넘었던 원·달러 환율은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1.5원 내린 1478.3원에 마감했다.






윤성민.윤지원([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