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서정 기자] 한국 연극계의 대표적인 배우이자 ‘1세대 연극스타’로 불린 윤석화가 뇌종양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69세.
19일 한국연극배우협회에 따르면, 윤석화는 지난 18일 오후 9시경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 그는 2022년 악성 뇌종양 수술 이후 병마와 싸워왔으나 끝내 세상을 떠났다.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난 윤석화는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하며 연극계에 등장했다. 이후 ‘신의 아그네스’, ‘햄릿’, ‘딸에게 보내는 편지’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시대를 대표하는 무대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탄탄한 연기력과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연극 팬들은 물론 후배 배우들에게도 큰 존경을 받았다.
고인은 2022년 7월 연극 ‘햄릿’ 출연을 끝으로 치료에 전념했다. 그해 10월 악성 뇌종양 수술을 받은 뒤에도 무대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고, 2023년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토카타’에 약 5분간 우정 출연하며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그 무대는 결과적으로 윤석화의 마지막 무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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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화는 연극을 넘어 뮤지컬과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명성황후’,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 등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또한 연극 제작과 연출에도 관심이 깊어 2002년 건축가 정운규와 함께 서울 대학로에 소극장 ‘정미소’를 개관, 직접 연출한 ‘위트’, ‘19 그리고 80’ 등을 무대에 올렸다.
연극 외에도 1995년에는 들꽃컴퍼니를 설립해 만화영화 ‘홍길동 95’를 제작하는 등 예술 전반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 연출, ‘톱 해트’ 제작 참여 등으로 국내외에서 인정받았으며, ‘톱 해트’는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윤석화는 백상예술대상 여자연기상을 무려 네 차례 수상했으며, 동아연극상, 서울연극제, 이해랑 연극상 등 주요 연극상을 석권했다. 또한 2005년 대통령 표창, 2009년에는 대한민국문화예술상(연극·무용 부문)을 받으며 예술인으로서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국 연극계의 한 시대를 연 배우 윤석화의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며, 발인 일정은 추후 공개된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