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6개월간 금융사가 달러를 한국은행에 맡기면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외환건전성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제받는다. 외환 당국이 달러 수급 불균형에 따른 급격한 원화가치 하락(환율 상승)을 완화하기 위해 내놓은 조치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19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런 외환시장 안정 조치를 내놨다. 전날 정부가 발표한 ‘외환건전성 제도 탄력적 조정 방안’의 후속 조치다.
조치 중 하나로 ‘외환지준 부리’가 포함됐다. 금융사가 한은에 의무적으로 예치하는 외화 지급준비금을 초과해 맡길 경우 이자를 지급하는 방안이다. 이는 내년 1월부터 6개월 한시적으로 시행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목표 범위(현 3.5~3.75%)를 기준으로 이자를 지급할 예정이다.
한은의 윤경수 국제국장은 “미국 정책금리를 고려하면 국내 금융사가 미국 단기 국채에 투자하거나 미국 은행에 예금하는 것보다 더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그 결과)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금을 국내에 머물게 하는 유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한은과 기획재정부 등 외환 당국은 외환건전성부담금을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금융사들은 외국환거래법상 해외에서 외화를 차입하거나 채권(외화채)을 발행할 때 일부 비용(외환건전성부담금)이 발생한다. 부담금이 면제되면 금융사는 차입금리가 약 0.1%포인트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달러 등 국내 외화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연일 이어진 당국의 진화에 이날 원화가치는 달러당 1480원 선을 넘지 않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전날 주간 거래 종가보다 달러당 2원 오른(환율 하락) 1476.3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0.65% 오른 4020.55로 4000선에 턱걸이 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동반 매도에 나섰지만, 기관투자가가 8652억원 순매수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