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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축 압박' 여수·울산 석화 기업 자구안 제출완료…22일 산업부 간담회

중앙일보

2025.12.19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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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오전 전남 여수시 여수산업단지에 소재한 LG화학 산업현장을 방문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함께 현장 관계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정한 석유화학 구조조정안 제출 시한을 앞두고 석유화학 업계가 19일 자구안을 제출했다. 지난달 충남 서산 대산 산업단지에 이어 전남 여수와 울산 기업들까지 재편 계획을 모두 제출하면서 정부가 요구한 최대 370만톤(t)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 목표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LG화학은 이날 오후 산업통상자원부에 여수산단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했다. 해당 계획은 GS칼텍스와의 협의를 거쳐 마련됐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설비가 가장 노후한 LG화학 제1공장을 폐쇄하는 방안이 재편 계획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LG화학 제1공장은 연산 120만t 규모로, 가동을 시작한 지 30년가량 된 설비로 알려졌다. 두 기업이 합작법인(JV)을 설립해 통합 운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GS칼텍스는 “정부 및 LG화학과 협의해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LG화학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8월 21일 전남 여수산단의 주요 석유화학 공장들이 파이프랙으로 촘촘하게 연결돼있는 모습. 여수=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여수 산단의 또 다른 석유화학 합작사인 여천NCC는 롯데케미칼과 함께 자구안을 제출했다. 업계에서는 이 자구안에 지난 7월 말부터 가동이 중단된 여천NCC 3공장(연산 47만t)을 폐쇄하는 방안과 함께 추가 감축 계획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앞서 여천NCC의 공동주주인 DL케미칼은 3공장보다 규모가 큰 1공장(90만t)이나 2공장(91만5000t) 가운데 하나를 폐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추가 감축 방안으로는 롯데케미칼과의 통합 방안 등도 거론된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정부가 제시한 방향에 맞춰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에 제출된 방안은 큰 틀의 방향성을 제시한 수준으로, 향후 기업 간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점과 방식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산단에서는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대한유화가 공동으로 사업 재편 계획안을 제출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구조조정 컨설팅을 맡겨온 이들 3사는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자구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구안에는 다운스트림(최종재) 최적화를 위한 합작법인(JV) 설립 방안이 주로 담겼으며, 구체적인 감축 규모와 대상 공장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내년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상업 가동을 앞둔 울산 산단의 특수성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진다.

석유화학 기업들의 자구안을 제출받은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LG화학, 롯데케미칼, HD현대케미칼, SK지오센트릭 등 10개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연다. 정부는 앞서 지난 8월 석유화학 업계에 연말까지 각 사별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제출된 재편안을 토대로 정부 지원 방안과 향후 일정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산 산단은 어느 정도 구체화된 방안이 있었지만, 여수와 울산 산단은 제출 시한이 임박한 측면이 있었다”며 “기업별 재편안의 구체화와 실행에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나상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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