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억압 요구'하면 어떤 선택 하겠냐" 질문에 원칙론 언급
한중 FTA 2단계 마무리·AI 등 산업 협력 중요성 피력
노재헌 주중대사, 中관영지 인터뷰서 "자국이익이 최우선" 강조
"美 '中 억압 요구'하면 어떤 선택 하겠냐" 질문에 원칙론 언급
한중 FTA 2단계 마무리·AI 등 산업 협력 중요성 피력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노재헌 주중대사가 중국 관영매체 인터뷰에서 "자국 이익 보호를 최우선 원칙으로 한다"는 한국의 외교 방침을 강조했다.
노 대사는 19일 관영매체 환구시보·글로벌타임스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미국이 한국에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을 요구할 경우 어떤 선택을 하겠느냐"는 해당 매체의 다소 민감한 질의에 "한국은 자국 이익 보호를 최우선 원칙으로 고려해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한미 협력뿐 아니라 다른 국가와의 협력 역시 제3국에 부당한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면서 "한국 정부는 항상 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한중 경제·무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이 올해 여러 무역 정책을 도입한 상황에서 우리는 협상 결과가 제3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어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명확한 인식을 유지하고 있으며 관련 문제에 대해 중국과 긴밀한 의사소통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사는 또한 "한중 양측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방과 상호이익의 기본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라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가능한 한 빨리 완료하고, 무역 투명성을 강화하고 충분한 의사소통을 보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일방적인 무역 보호 또는 수출 제한 조치는 상대방에게 불필요한 충격을 줄 수 있다"면서 "우리는 사전 협의를 시작하고 국제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 하며 오해와 마찰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대중국 정책과 관련해서는 "이성적·실용적 외교를 강조하고 있으며,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 이익이 돌아가는 협력을 추진하기 바란다"면서 이것이 부친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2년 한중수교를 추진한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노 대사는 또 "몇 년 동안 '복잡한 조정'을 겪었던 양국 관계의 안정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한중 양국은 국민들 사이의 우호적 감정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하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경제 협력을 유지하고 확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중국 내의 한국 항일운동 유적 보호와 중국 인민지원군 순교자 유해의 이송 추진 등의 협력을 언급했다.
산업 분야에서는 "공급망 안정과 신산업 및 첨단산업에서의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인공지능(AI), 생물공학, 녹색 경제, 실버산업 등 신흥 분야에서 엄청난 협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그는 한국 내에서 발생했던 일부 '반중' 여론과 관련해 "한중 사회는 여전히 서로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많이 있으며 소셜미디어(SNS)는 때때로 이러한 감정을 증폭시킨다"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자국에 대한 자부심·애국심이 강한 청소년 간 교류를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한국 여행지로는 경주와 부산을 꼽았다. 경주는 한국 역사 문화를 가장 깊이 느낄 수 있는 도시이며, 부산은 한국의 '현대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 소개했다.
이날 인터뷰는 지난 2일 진행돼 환구시보 5면과 영자신문인 글로벌타임스 9면에 각각 중국어, 영어로 전면에 걸쳐 실렸다.
노 대사는 중국 매체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접점을 늘리고 있다. 지난 10월 부임 이후 인민일보·봉황TV·차이나데일리·중국신문망 등 중앙 매체뿐 아니라 산둥TV 등 지방 매체와도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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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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