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푸틴 “우크라, 영토 양보 의지 없어…연내 새 전쟁 성과 낼 것”

중앙일보

2025.12.19 04:41 2025.12.19 05:3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연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적 종식 가능성을 밝히면서도 우크라이나가 영토 양보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장에서 전략적 주도권이 러시아군에 완전히 넘어와 있다면서 “올해가 끝나기 전에 우리는 새로운 성과를 목격할 것”이라며 추가 공세를 시사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과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미국 주도로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와의 종전 협상과 관련해 “우크라이나로부터 대화 의지를 시사하는 특정 신호들을 감지했다”면서도 “우크라이나는 아직 영토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우리는 그런(영토 논의) 준비를 보지 못했다”며 “우크라이나는 기본적으로 평화적 수단으로 분쟁을 종식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경우 지난 6월 외무부가 제시했던 원칙을 바탕으로, 그리고 이 위기를 초래한 ‘근본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이 분쟁을 평화적인 수단으로 종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간 자신이 전쟁의 근본 원인으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금지 등을 거론해 왔는데 이날도 반복한 것이다.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포기 등을 포함한 우크라이나의 대폭적인 양보 없이는 종전에 합의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전쟁을 포기할 뜻이 현재로썬 없다는 걸 분명히 했다. 그는 “전략적 주권이 완전히 우리 러시아군에 넘어왔다”며 “우리 군대는 접촉선 전역에서 진격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더 빠르게, 다른 지역에서는 더 느리게 진격하고 있지만, 적군은 모든 지역에서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장 상황에 대해선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장악하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우크라이나 전체 면적의 거의 1%를 장악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푸틴 “EU 러 자산 활용 시도, 강도짓”

푸틴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 유럽 내 러시아 동결 자산을 담보로 우크라이나에 자금을 대출해주는 구상과 관련해서는 “도둑질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도둑질은 은밀한 재산 몰수지만 우리나라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시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 이사회 회의에서 EU 예산을 담보로 900억 유로 상당의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는 방안에 합의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 이사회 상임의장,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오른쪽부터)가 손을 맞잡고 웃고 있다. EPA=연합뉴스
EU는 이날 내년부터 EU 예산을 담보로 2년간 우크라이나에 총 900억 유로(약 156조원)에 달하는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EU는 러시아 동결 자산을 담보 등으로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무이자 ‘배상금 대출’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회원국이 해당 방안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이와 같은 대안을 택했다.

동결 자산을 함부로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용할 경우 향후 법적 분쟁과 러시아의 보복 가능성을 우려한 벨기에 등이 강하게 반대한 영향이 컸다. EU 내 러시아 동결자산 규모는 2100억 유로(약 364조원)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EU를 겨냥해 “왜 이런 강도질이 성공할 수 없을까? 강도들에게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법원을 중심으로 우리의 이익을 수호할 것이다. 정치적 결정으로부터 독립된 관할권을 찾으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연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매년 연말에 생중계로 마라톤 기자회견을 개최해왔다. 전국민 전화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러시아 내 국민들이 푸틴 대통령에게 질문할 기회를 제공한다. 푸틴 대통령은 이 이벤트를 통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고 국내외 정세에 대한 견해를 전달해 왔다.





이승호([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