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후벵 아모림(4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구단 안팎에 퍼진 '특권 의식(entitlement)'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출전 기회 부족을 둘러싼 외부 압박과 공개적 불만 표출에 대해 "도망칠 게 아니라 버티고 싸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후벵 아모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20일(한국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 클럽에는 자격이 주어졌다고 느끼는 분위기가 있다"라며 "어려운 순간이 젊은 선수들에게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 모든 상황에서 박수만 받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의 배경에는 코비 마이누를 둘러싼 논란이 있다. 최근 마이누의 이복형이 올드 트래퍼드에서 '마이누에게 자유를 달라(Free Kobbie Mainoo)'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고, 이는 마이누의 선발 제외에 대한 항의로 해석됐다. 여기에 유망주 해리 아마스와 치도 오비가 소셜 미디어에 자신의 성과를 강조하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삭제하는 일도 있었다. 앞서 아모림 감독은 이들이 "현재는 잘하고 있지 않다"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클럽 레전드들의 발언도 불씨를 키웠다. 리오 퍼디난드, 니키 버트, 폴 스콜스 등은 "마이누라면 차라리 팀을 떠나는 게 낫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하지만 아모림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요즘 선수들은 스스로를 정당화하며 구단을 향해 목소리를 낸다. 그러면 또 레전드들이 '못 뛰면 떠나라, 모두가 틀렸다'고 말한다"라며 "아니다. 남아서 싸워야 한다. 버티고 극복해야 한다. 내 사무실 문은 항상 열려 있다. 그런데 정작 아무도 찾아와 이야기하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아모림 감독은 "선수들이 때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는다는 의미를 잊고 있다"라고도 지적했다. 다만 마이누의 출전 여부와 관련해 외부 소음이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티셔츠를 입은 건 코비가 아니다. 그 일로 선발이 되거나 벤치로 가는 일은 없다. 그는 그 자리에 어울릴 때 뛸 것"이라고 못 박았다.
현재 맨유는 전력 공백도 크다. 카세미루는 징계로 결장하고, 해리 매과이어와 마타이스 더 리흐트는 부상이다. 브라이언 음뵈모, 아마드 디알로, 누사이르 마즈라위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차출로 자리를 비웠다.
한편 아모림 감독은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에 대해서는 신뢰를 드러냈다. 브루노는 최근 포르투갈축구협회와의 인터뷰에서 "구단이 여름에 나를 팔려 했다는 사실에 상처를 받았다"라고 밝히며 일부 동료들이 클럽을 충분히 '지키지 않는다'고 말해 논란을 낳았다.
이에 대해 아모림 감독은 "그 발언의 이유는 브루노가 직접 설명해야 한다"면서도 "그는 큰 본보기다. 매 훈련, 매 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특별한 성격을 가진 선수"라고 평가했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최근 "맨유가 다시 리그 우승을 하기까지 10~11년이 걸릴 수 있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아모림 감독은 반박했다. 그는 "퍼거슨은 나보다, 특히 잉글랜드 축구를 더 잘 안다"라면서도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 누가 감독이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앞으로 몇 년 안에 우승을 두고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판과 압박 속에서도 방향은 분명했다. 떠나는 대신 남아서 증명하라는 것, 그것이 아모림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던진 메시지였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