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앨범, 콘서트까지 신인의 마음으로 1년을 달려왔습니다. 연차가 찰수록 교만하지 않아야 하고, 노래 연습을 더 해야 합니다.”
가수 바비킴(로버트 도균 김·52)은 24~2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신한카드 SOL페이 스퀘어 라이브홀에서 여는 ‘2025 바비킴 콘서트 솔 드리머’(Soul Dreamer) 무대를 앞두고 이런 각오를 다졌다. 12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의 한 합주실에서 만난 그는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번 콘서트는 2022년 ‘바비킴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콘서트–서산’ 이후 3년 만에 여는 단독 무대다.
이번 공연은 그에게 단순한 연말 무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바비킴은 “무대 공연을 할 기회가 많이 없었다. 나만의 공간에서 나를 좋아해주는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라 신이 난다”고 기뻐했다.
공연의 중심에는 지난 4월 발표한 미니앨범 ‘파트 오브 미(Part of Me)’가 있다. 타이틀곡 ‘사랑을 흘리다 그리고 3일’을 포함해 앨범 전곡을 직접 작곡한 음반이다. 타이틀곡 작사엔 히트곡 ‘사랑..그 놈’을 함께 만든 가수 박선주가 힘을 보탰다. ‘소울 대부’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바비킴 특유의 서정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노래다.
콘서트에서는 아직 발매되지 않은 신곡 2곡도 먼저 공개한다. 그는 “완성 상태는 아닌데 팬들이 모이는 공연에서 미리 들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외 세트리스트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는 캐럴과 평소 좋아했던 곡의 리메이크 버전, 히트곡 ‘틱택톡’·‘일년을 하루같이’·‘렛 미 세이 굿바이’ 등도 포함됐다.
또 다른 히트곡 ‘고래의 꿈’ 무대는 아버지이자 트럼펫 연주자인 김영근 씨와 함께 한다. 그는 “같이 무대에 서는 것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면서도 감사하다”고 아버지에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또 “자신있게 하라거나, 더 신나게 하라거나 그런 조언을 가까이에서 해준다”며 “아버지는 나를 가장 객관적으로 봐주는 선생님이기도 하다”고 했다.
1994년 그룹 닥터레게로 데뷔한 바비킴은 지난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데뷔 초엔 랩 가이드로 무대 뒤에서 바쁘게 움직였고, 2000년대 초엔 그룹 부가킹즈를 결성하고 힙합 레이블 무브먼트 소속으로 활동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솔로로 전향한 이후엔 R&B 가수로 변모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변화를 거듭했다. 2015년 항공사의 발권 실수에서 비롯된 기내 난동 논란으로 4년 넘게 공백기를 거치기도 했다. 그는 “바닥부터 위까지 다 경험한 지금이 가장 마음이 편하고, 심적으로도 안정을 찾았다”고 했다.
특히 2022년 15세 연하 아내와의 결혼은 삶의 리듬을 바꿨다. “결혼 초엔 서로가 생활 리듬을 맞춰가는 과정을 겪어야 해서 힘들었다. 이 때문에 앨범 발매가 늦어진 점도 있다. 총각 때는 새벽 감성에 곡을 쓰곤 했지만 지금은 일찍 일어나서 오후까지 작업한다. 생활 패턴이 자리잡히니 확실히 편하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새 앨범 발매 이후 MBC ‘라디오스타’, 유튜브 예능 ‘외노자’, ‘꼰대희’, ‘대니초의 털보는 낮술중’ 등에 출연하며 활동 반경을 넓혔다. “예전엔 ‘나는 음악인이니까 음악만 해야 해’라는 고집을 부렸다. 지금은 결혼을 했고 가장이니, 무대도 예능도 뭐든 열심히 하는 가수가 되겠다고 선언했다”고 변화 이유를 전했다.
내년에도 바비킴은 바쁘게 살고 싶다고 했다. “싱글 2곡은 가능하면 내년 초에 내고 싶다. 불러주는 자리가 있다면 언제든지 가서 노래할 것이고, 특히 팬들을 자주 만나고 싶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