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마가' 美의원, 트럼프 외면에 뉴욕주지사 선거 포기
NYT "'마가식 충성' 한계…트럼프, 정치인 커리어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도"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충성파'를 자처하며 승승장구하던 여당 의원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에게 버림받으면서 돌연 몰락했다고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국 공화당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뉴욕)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뉴욕주지사 도전을 포기하고 내년 하원의원 재선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스터파닉 의원 측 관계자는 그가 임기 말까지는 의원직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NYT에 전했으나, 일각에서는 그가 임기를 끝까지 채울지 불확실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스터파닉 의원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지 못한 데 따른 결과라고 NYT는 분석했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충실한 옹호자 중 한 명이었던 스터파닉 의원이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뒷전으로 밀려 정치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뉴욕주지사 예비선거에서 스터파닉 의원에 대해 지지를 유보했다. 그는 이달 초 백악관 집무실에서 선호하는 후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두 사람 모두 훌륭하다"고만 답하며 사실상 스터파닉 의원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터파닉 의원이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을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라고 공격한 데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거리를 뒀다.
지난 4월에는 스터파닉 의원을 주유엔 미국대사로 지명했다가 공화당 하원 의석 유지를 이유로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스터파닉 의원은 이른바 '울트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구호 및 강력 지지층)를 자처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인물이다.
그는 2014년 최연소 여성 하원의원으로 의회에 입성해 중도 성향이란 평가를 받았으나,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에는 강경 보수 노선으로 전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2월 첫 번째 탄핵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 백악관에서 주재한 하원 공화당 회의에서 직접 스터파닉 의원을 거명하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후 스터파닉 의원은 공화당 하원 지도부에 합류했고,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부통령 후보군으로 검증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NYT는 "스터파닉의 몰락은 '마가식 충성'의 한계와 트럼프에게 정치적 입지를 의존하는 데 따른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트럼프는 정치인의 커리어를 단숨에 끌어올릴 수도 있고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도 있는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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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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