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매 경기가 시험대다. 사비 알론소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또 다시 경질 위기에 직면했다는 소식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21일 오전 5시(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세비야와 2025-2026시즌 라리가 맞대결을 펼친다. 1위 바르셀로나(승점 43)에 역전을 허용한 레알 마드리드(승점 39)로서는 안방에서 시원한 승리를 거두며 반등해야 하는 타이밍이다.
무엇보다 이번 경기 결과에 따라 알론소 감독의 거취가 결정될 수도 있다. '디 애슬레틱'은 "알론소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라며 "알론소의 감독 자리는 위태롭다. 레알 마드리드는 결과가 허락하는 한 그를 유임시키고 싶어 하지만, 더 이상 실수를 용납할 여유는 거의 없다"라고 전했다.
이유는 분명하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의 성적이 부진하기 때문. 약 한 달 전만 해도 '라이벌' 바르셀로나를 5점 차로 따돌리고 라리가 1위를 질주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4점 차로 끌려가고 있다. 아직 두 경기 덜 치른 비야레알의 잔여 일정 결과에 따라 3위로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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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레알 마드리드는 약 2주 전 홈에서 셀타 비고에 0-2로 충격패했고, 이어진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도 역전패했다. 안 그래도 지난달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공개적으로 교체에 불만을 표현하며 선수단 내 불화설이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에서 8경기 성적이 2승 3무 3패에 그치자 경질 압박이 거세졌다.
일단 레알 마드리드 보드진은 맨시티전 이후에도 알론소 감독에게 더 기회를 줬다. 하지만 그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알라베스 원정에서 2-1로 겨우 승리했고, 3부리그 팀 탈라베라와 코파 델 레이 경기에서도 3-2로 간신히 승리했다. 어찌저찌 2승을 챙기긴 했으나 내용 면에선 최악에 가까웠던 셈.
디 애슬레틱은 "알론소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는 탈라베라전에서 골키퍼 안드리 루닌의 환상적인 선방 덕분에 연장전으로 가는 굴욕을 면했다. 막강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레알 마드리드는 결국 페널티킥, 자책골, 그리고 킬리안 음바페의 행운의 골에 힘입어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고, 경기 막판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라고 짚었다.
이어 매체는 "탈라베라는 레알 마드리드라는 강팀을 상대를 상대로 끈질기게 저항하며 극적인 동점골을 노렸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알론소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벤치에 몇 초간 앉아 혼잣말로 '세상에, 드디어 끝났군'이라고 중얼거리는 듯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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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불화도 지적되고 있다. 마리오 코르테가나 기자는 "부진의 이면에는 선수단과 소통 문제도 있다. 선수들이 알론소의 축구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습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레알 마드리드 구단 측은 지난 10월 엘 클라시코 승리 이후 거의 모든 경기에서 나온 경기력 저하와 통제력 부족을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그 책임은 감독에게 향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레알 마드리드는 음바페와 페데리코 발베르데, 비니시우스, 호드리구, 주드 벨링엄 등 엄청난 슈퍼스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알론소 감독 밑에서 잘 어우러지는 모습은 아니다. 음바페 정도를 제외하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비니시우스는 13경기째 침묵 중이다.
세비야전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디 애슬레틱의 코르테가나와 기예르모 라이 기자 둘 다 세비야전 패배는 알론소 감독의 경질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알 마드리드 보드진도 최대한 알론소 감독과 동행을 이어가고 싶어 하지만, 여기서 더 미끄러진다면 용납할 수 없는 성적이 된다는 것.
게다가 세비야전이라는 고비를 넘겨도 알론소 감독을 기다리고 있는 건 내년 1월 초 레알 베티스전과 내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경기다. 준결승 상대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결승엔 바르셀로나가 기다릴 가능성이 크다. 알론소 감독으로선 첩첩산중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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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대체자 후보도 거론되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는 카스티야(레알 B팀)를 이끌고 있는 알바로 아르벨로아 감독이다. 카스티야는 스페인 3부격 리그에서 4위에 올라 있다.
이상적인 시나리오로는 '지네딘 지단 리턴'이 거론되고 있으나 그는 여전히 프랑스 대표팀 부임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위르겐 클롭 감독 역시 레알 마드리드가 원하는 감독이지만, 그는 현재 맡고 있는 레드불 그룹 글로벌 축구 총괄 역할에 만족하고 있기에 확률은 낮아 보인다.
일단 알론소 감독은 자신의 자리가 위태롭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와 클럽 측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신뢰와 존중이 있다"라며 "회장부터 선수들까지 우리 모두 최대한 잘해내기 위해 단결하고 있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라고 불화설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