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양민혁을 둘러싸고 불거졌던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은 결국 사실무근으로 정리됐다. 한때 ‘차세대 한국 유망주의 빅클럽 직행’이라는 자극적인 표현까지 붙었지만 현지 사령탑의 명확한 선 긋기로 루머에 불과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스페인 매체 피차헤스였다. 해당 매체는 레알 마드리드가 미래 자원 확보 차원에서 양민혁을 주시하고 있으며, 장기 육성 프로젝트에 포함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 홋스퍼 소속으로 현재 포츠머스에서 임대 생활을 이어가는 시점이었기에 관심은 빠르게 확산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클럽 이름이 언급되자 국내는 물론 영국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다.
보도는 구체적으로 보였다. 레알 마드리드가 당장의 1군 전력 보강이 아닌, 잠재력 높은 유망주 영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양민혁이 그 기조에 부합한다는 설명이었다. 최대 700만 유로(121억 원) 수준의 이적료,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 합류 가능성까지 덧붙였다. 그러나 피차헤스는 그간 공신력 문제로 꾸준히 지적을 받아온 매체다. 유명 클럽과 신예를 연결하는 이적설을 반복적으로 생산해 왔고, 실제 성사 사례는 제한적이었다.
그럼에도 양민혁이라는 이름이 더해지자 상황은 과열됐다. 토트넘과 포츠머스를 다루는 일부 영국 매체들이 해당 보도를 인용하면서 루머는 사실처럼 소비되기 시작했다. 토트넘이 양민혁을 조기 복귀시켜 상위 리그로 재임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겹치며 혼란은 커졌다. 하지만 이 모든 흐름은 구단이나 선수 측의 공식 근거 없이 확산된 추측에 가까웠다.
논란을 정리한 인물은 포츠머스의 존 무시뉴 감독이었다. 무시뉴 감독은 직접 인터뷰를 통해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을 명확히 부인했다. 그는 “토트넘이나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양민혁과 관련해 전달받은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양민혁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포츠머스에 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임대 계약 구조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무시뉴 감독은 “대부분의 임대 계약과 마찬가지로 토트넘이 원할 경우 소환 옵션은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다만 현실적인 선택지는 전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의 시선은 현재에 맞춰져 있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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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역시 긍정적이었다. “양민혁은 우리가 치른 여러 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시즌 초반에는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19세 선수답게 기복이 있었던 순간도 있지만, 어려운 상황의 팀에 합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잘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례적인 칭찬이 아니라 실제 활용과 신뢰가 동반된 발언이었다.
실제로 포츠머스는 쉽지 않은 시즌 흐름 속에서도 양민혁을 꾸준히 기용해 왔다. 무시뉴 감독은 그의 임대 생활을 명확히 ‘성장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는 “양민혁은 시즌 종료까지 이곳에서 경험을 쌓게 될 것”이라며 계획에 변함이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양민혁의 현재 과제는 분명해졌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름값이 아닌, 꾸준한 출전과 실전 경험이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