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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파일 공개 후폭풍…美법무부 '트럼프 삭제' 의혹 선긋기

연합뉴스

2025.12.20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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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새벽 추가 공개 자료엔 '트럼프가 엡스타인 찾는 전화해' 메모도 법무 부장관 "이름 숨기려는 의도 없어…사건 희생자들 "은폐 계속돼"
엡스타인파일 공개 후폭풍…美법무부 '트럼프 삭제' 의혹 선긋기
20일 새벽 추가 공개 자료엔 '트럼프가 엡스타인 찾는 전화해' 메모도
법무 부장관 "이름 숨기려는 의도 없어…사건 희생자들 "은폐 계속돼"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미국 법무부가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수사 관련 문서 공개에 나서면서 20일(현지시간) 미 정계 안팎에서 이틀째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법무부가 전날 자정 무렵 추가로 공개한 자료에는 엡스타인과 그의 옛 연인이자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과 관련한 대배심 자료도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연방 검찰이 두 사람의 기소를 관철하기 위해 대배심에 제시한 2019년 6월자 프레젠테이션 자료에는 엡스타인의 부동산, 여성들에 대한 메모 등이 담겨 있다.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한 14세 소녀가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를 중퇴한 뒤 만난 또래 소녀로부터 이 부유한 남자(엡스타인)를 마사지해주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대배심에 증언한 내용도 포함됐다.
엡스타인은 이 소녀를 성적으로 끔찍하게 학대했으며 한 소녀가 엡스타인을 위해 이런 식으로 20∼50명의 소녀를 데리고 오기도 했다고 해당 요원은 밝혔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가 엡스타인을 찾는 전화를 했다'는 손 글씨 메모도 공개됐다고 CNN은 전했다. 해당 메시지가 언제 작성됐는지, 어떤 용건으로 전화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나오지 않았다.
전날 오후 1차로 공개된 문서들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내용이 거의 나오지 않은 가운데, 법무부는 의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관련 내용을 빼고 공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일축했다.
토드 블랜치 법무부 부장관은 전날 ABC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부터 공개 가능한 모든 파일은 공개돼야 한다고 분명히 말해왔고 우리는 정확히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랜치 부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언급된 모든 문서가 공개되느냐'는 질문에 "법에 부합한다는 전제하에 그렇다"고 답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라는 이름이나 빌 클린턴, 리드 호프먼 같은 이름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어떤 것도 숨기려는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블랜치 부장관은 그러면서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엡스타인이 남긴 자료 가운데 일부만 선별적으로 공개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보이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엡스타인의 저택에서 확보한 9만5천여장의 사진 가운데 엡스타인과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 찍힌 사진을 공개한 것 등을 지적한 것이다.

법무부는 미 의회가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을 제정해 엡스타인 수사 관련 문서 공개를 강제하면서 전날 문서 공개를 시작했다. 법무부는 향후 수 주에 걸쳐 수십만건의 문서를 공개할 방침이다.
전날 공개된 문서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얼굴이 가려진 한 여성의 허리 쪽에 팔을 두른 채 친밀한 자세로 앉아 있거나, 한 여성과 욕조에 함께 들어가 있는 모습 등 클린턴의 사진 다수가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클린턴 측 에인절 우레냐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 사안은 클린턴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모든 사람, 특히 마가(MAGA·트럼프 대통령 강성 지지층)는 희생양이 아니라 답을 원한다"고 반발했다.
민주당도 법무부가 공개한 문서는 전체 증거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정부가 즉각 모든 파일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건 희생자들은 법무부 문서가 대거 가림 처리돼 공개된 것을 두고 좌절감을 나타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전날 법무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1만3천건 이상의 사건 파일은 대부분 가림 처리가 돼 있었고 검색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엡스타인 사건 초기 피해자 중 한명으로 알려진 제스 마이클스는 "이들은 우리가 말해온 부패와 지연된 정의를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며 "도대체 무엇을 보호하고 있나. 은폐는 계속된다"고 말했다.
엡스타인에게 20살 때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해 온 마리케 샤르투니는 "모든 것이 가려져 있다면 투명성은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성범죄 사실이 드러나기 전인 2000년대 초까지 그와 여러 파티나 행사에 함께 참석했기에 성범죄에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자신은 아무 연관성이 없으며 민주당의 정치 공세라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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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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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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