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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발’ 서울 마을버스, 환승제 탈퇴 접는다…88억 추가 지원

중앙일보

2025.12.20 18:57 2025.12.20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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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마을버스 차고지에 마을버스가 정차돼 있다. [뉴스1]
다음 달 1일부로 통합환승할인제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던 서울 마을버스가 논란을 마무리하고 마을버스를 정상화하기로 했다. 서울시 시내버스·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환승할 때 마을버스 요금을 별도로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시와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마을버스 조합)은 “지난 18일 추가 합의를 체결하고 마을버스 서비스 개선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서울시-마을버스조합, 운송서비스 개선 합의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김승용 마을버스조합 이사장에게 마을버스 서비스 개선과 관련해 시정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그간 마을버스 조합은 매년 평균 1000억원 규모의 환승 손실금이 발생하고 있다며, 서울시 환승 체계에 편입하면서 발생하는 손실액을 100% 서울시가 보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승객이 마을버스 요금(1200원)을 지불한 뒤 시내버스·지하철 등으로 환승하면, 마을버스는 평균 600원가량을 받지 못하는데 이 금액을 전액 서울시가 모두 보전하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지난해 412억이었던 마을버스 재정지원을 2026년엔 500억으로 확대 편성하기로 했다. 또 향후 교통기여도 등 서비스 평가 결과에 따른 인센티브 예산과 기사 채용을 연계한 특별지원도 추진해 마을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대신 마을버스 조합은 서비스를 개선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첫차·막차 미준수, 배차 간격 불균형, 미운행 차량 등 그간 제기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52개 노선을 전수 점검했다”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마을버스가 정시성·안정성을 강화하고 마을버스 조합과 서비스 개선 이행을 꾸준히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운행 횟수도 늘린다. 2025년 대비 2026년 마을버스 전체 운행 횟수는 약 5% 증가한다. 특히 띄엄띄엄 다니던 적자업체 노선(154개)은 최대 12% 수준까지 증편한다.

서울시는 기사 채용 등 현장 여건을 고려해 3개월 동안 마을버스 서비스 개선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단계적으로 제도를 보완해 2027년부턴 개선된 마을버스 운행 체계를 정착한다는 방침이다. 김용승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이번 합의는 마을버스 조합의 어려움과 시민 불편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서울 마을버스 갈등 6개월만에 일단락
서울 시내 마을버스 차고지에 마을버스가 정차돼 있다. [뉴스1]
마을버스 지원금 문제를 두고 서울시와 마을버스 조합의 갈등이 수면으로 드러난 건 지난 5월이다. 김문현 당시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서울시가 재정 지원을 늘리지 않을 경우 6월 1일 파업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후 마을버스 조합은 지난 9월 서울시에 ‘대중교통 환승통합 합의서 협약 해지’ 공문까지 발송하며 압박했다.

협상에 나선 양측은 지난 10월 2일 ‘마을버스 운송 서비스 개선을 위한 합의문’을 체결했다. 서울시가 매월 마을버스 한 대당 지원하는 재정 지원 기준액을 기존 48만 6098원에서 51만 457원으로 높이고, 2026년도 기준을 수립할 때 마을버스 업계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내용이다. ▶'환승할인 탈퇴' 다시 꺼낸 서울 마을버스…협상 도돌이표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김승용 마을버스조합 이사장(오른쪽)을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하지만 1차 합의 이후 마을버스 조합은 당시 합의가 “서울시가 업계에 지급하는 재정 지원 기준액·한도액을 확정한 것일 뿐”이라며 “통합환승할인제 탈퇴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입장을 바꿨다. 이후 서울시는 30여차례 실무협의회를 운영하는 등 마을버스 조합과 논의하며 이번 2차 합의를 이끌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더욱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마을버스 운영체계를 확립했다”며 “마을버스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 개선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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