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국영 시마(SIMA) 조선소에서 페루 해군 및 시마조선소와 ‘차세대 잠수한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고 21일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의 첫 잠수함 수출이다. 내년 1월부터 11개월간 공동으로 차세대 잠수함 설계를 진행한다.
이번 계약은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간 중 이뤄진 ‘잠수함 공동개발·공동건조 관련 의향서’의 후속 조치다.
페루 잠수함 사업은 페루 정부가 추진 중인 해군력 현대화와 조선산업 역량 강화 전략의 핵심 사업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월 페루와 함정 3종, 총 4척의 수상함 건조계약을 체결하는 등 방산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페루 함정 사업은 3400t(톤)급 호위함 1척, 2200t급 원해경비함 1척, 1400t급 상륙함 2척을 현지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페루 해군의 작전 환경은 광대한 태평양 연안과 3000m 이상 수심의 복잡한 해저 지형으로, 상대적으로 수심이 얕은 한반도 해역과는 차이가 크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현지 작전 환경 요소를 반영해 페루 전용 설계를 도출하고, 최신 장비 패키지·무장·통신체계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사업이 향후 K잠수함 수출 확대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순한 일회성 구매에 그치지 않고 고객의 요구조건을 구체적으로 반영한 ‘맞춤형 잠수함’을 개발·건조하기 때문이다. 특히 계약 과정에서 국방부와 해군 측이 퇴역 함정 제공을 검토하는 등 정부 차원의 지원도 이뤄졌다.
호세 헤리 페루 대통령은 “이번 계약은 페루의 조선 산업 강화뿐 아니라 양국 간 실질적, 전략적 협력의 상징”이라며 ”페루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이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함정·중형선사업부 대표는 “보유한 모든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페루 해군의 작전 환경과 수요를 반영한 최적의 잠수함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