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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또 ‘발칵’…기말시험때 다른창 띄웠다, 수강생 부정행위 정황

중앙일보

2025.12.20 20:31 2025.12.2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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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자연과학대학의 한 교양강의 기말시험에서 수강생 절반 가까이가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서울시 관악구 서울대 관악캠퍼스 정문 전경. 사진 서울대
서울대에서 또다시 시험 부정행위 정황이 발견돼 논란이다. 지난 10월 중간시험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발생한 것에 이어 최근 기말시험에서도 집단 부정행위 정황이 나타났다.

21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이 개설한 한 교양강의 온라인 기말시험에서 수강생 36명 중 절반 가까이가 화면에 시험 문제 외에 다른 창을 띄워놓은 것으로 나타나 시험 결과가 무효 처리됐다. 이 강의는 군 복무 휴학생을 위한 군 원격강좌로, 수업과 시험이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다만, 수강생이 시험 중 무슨 화면을 봤는지는 입증되지 않아 부정행위로 처리되지는 않았다. 담당 교수는 해당 학생을 징계하는 대신 시험 결과를 무효로 하고 대체 과제를 냈다. 담당 교수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학생이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을 치른 학생 입장에서는 억울하지만 (시험 무효화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중간시험에서 AI를 이용한 대규모 부정행위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학생이 등교하는 모습. 뉴스1
서울대는 앞서 지난 10월 교양강의 통계학실험 중간시험에서도 AI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발생했다. 30여 명의 학생이 수강하는 대면 수업인데, 중간고사도 강의실에 비치된 컴퓨터를 이용해 대면 방식으로 치러졌다. 담당 교수는 시험에 앞서 문제 풀이 과정에 AI를 활용하면 안 된다고 공지했지만, 일부 학생이 AI를 이용해 문제를 푼 정황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는 해당 과목의 중간고사 성적을 무효로 하고 재시험을 치렀다.

최근 대학가에선 AI를 이용한 시험 부정행위가 잇달아 적발되고 있다. 지난 10월 연세대에서는 600여명이 수강하는 ‘자연어처리와 챗GPT’ 강의 중간고사에서 다수 학생이 생성 AI를 이용해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고, 고려대에서도 약 1400명이 수강하는 비대면 교양 강의 중간고사에서 수백명의 수강생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문제와 정답을 공유한 부정행위가 발견됐다.

지난달 중간시험서 집단 부정행위 정황이 드러난 서울시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 게시판에 부정행위와 관련해 한 학생이 쓴 대자보가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교육부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달 17일까지 최근 5년간 전국 대학에서 발생한 시험 부정행위 224건 가운데 17.9%(40건)가 AI 활용 등 전자기기나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통계는 대학 본부가 직접 부정행위를 인지한 사건만 집계된 것으로,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부정행위 건수는 더 많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교육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함께 대학생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대학에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엔 부정행위 금지를 전제로 AI를 윤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 등이 담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생의 Al 윤리 의식 제고를 위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각 대학이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삼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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