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불꽃야구’ 제작사 스튜디오C1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불꽃야구’의 제작과 판매·유통·배포·전송이 금지된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60민사부는 지난 19일 결정문을 통해 “실질적으로 ‘최강야구’의 후속시즌임을 암시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불꽃야구’를 제작, 전송하는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따라 ‘불꽃야구’는 현재 공개된 모든 회차를 포함해, 해당 영상물과 같은 시즌 연속 회차에 해당하는 콘텐트의 제작·전송·판매·유통·배포 행위가 금지된다. 또 ‘불꽃야구’ 명칭을 제목으로 표시하거나, ‘불꽃 파이터즈’라는 명칭의 선수단이 등장하는 영상물과 프로그램의 제작·전송도 할 수 없다. 이 결정의 실제 효력은 스튜디오C1 측이 결정문을 송달받는 시점부터 발생한다. 판결 이후 대체로 수일이 걸리는데 공휴일 등을 고려해도 연내에는 결정문의 효력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불꽃야구’가 JTBC ‘최강야구’의 출연진과 서사, 구성요소를 이어 갔으며 ‘불꽃야구’의 제작과 유통은 타인의 성과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JTBC와 JTBC중앙은 ‘최강야구’ 제작을 위해 3년간 30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했고, 소유 채널을 통해 ‘최강야구’를 방송·홍보했다”며 “스튜디오C1은 이 같은 제작비 지원과 안정적이고 대중적인 채널을 통한 방송이 확보돼 있었기에 김성근·이대호 등 유명 코치와 선수들을 출연진으로 섭외할 수 있었다”고 명시했다.
스튜디오C1의 ‘불꽃야구’ 제작이 JTBC에 손해를 끼쳤다는 해석도 판결문에 담겼다. 법원은 “스튜디오C1은 JTBC를 배제한 채 ‘최강야구’의 명성이나 고객 흡인력을 그대로 이용해 후속 시즌을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을 유입하려는 의도로 ‘불꽃야구’를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스튜디오C1의 행위로 인해 JTBC는 ‘최강야구’ 시즌4를 적절한 시기에 제작·방송하지 못했고, 앞 시즌과의 연속성을 충분히 나타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원은 JTBC가 스튜디오C의 투자와 노력에 대해 상응하는 보상을 했다고 봤다. 법원은 “공동제작 계약 당시 양측은 JTBC가 스튜디오C1에 표준제작비의 110%를 방영권료로 지급하며, JTBC가 프로그램에 대한 저작권을 가지기로 합의했다”며 “스튜디오C1은 시청률에 따라 일정액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제작 협찬과 간접 광고, 가상 광고로 발생한 수입금의 50% 상당액을 배분받을 수 있었다”라고 짚었다.
JTBC는 이번 판결에 대해 “콘텐트 제작 산업의 건전한 생태계를 위해 불법 행위를 차단할 근거가 마련되어 기쁘다”라며 “본안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반면 스튜디오C1은 “‘최강야구’ 영상저작물을 JTBC에 납품하면서 그에 대한 성과까지 JTBC에 이전됐다는 전제에서 ‘불꽃야구’가 JTBC가 보유한 성과를 침해한 것이라는 부분의 판단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항고를 통해 바로잡겠다“라고 밝혔다. 스튜디오C1의 대표인 장시원 PD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항고를 결정했다. 끝까지 다퉈보겠다”고 했다.
스튜디오C1이 제작하고 JTBC가 편성 및 방영한 ‘최강야구’는 은퇴한 프로 야구 선수들이 팀을 꾸려 다시 야구에 도전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최근 야구 인기에 한몫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2년 4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시즌 3까지 이어왔다.
그러다 올해 초 시즌 4 제작을 앞두고 JTBC와 스튜디오C1 사이에 제작비 논란이 불거졌고, 갈등이 이어지자 JTBC는 지난 3월 “새 시즌을 스튜디오C1과 제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스튜디오C1은 기존 ‘최강야구’와 거의 동일한 출연진으로 ‘불꽃야구’를 제작해 지난 5월 유튜브 등을 통해 첫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