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개최국의 자존심보다 먼저 나온 건 경계였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멕시코와 같은 조에 속한 대한민국이 조별리그 A조 1위 후보로 거론되며 현지 팬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그것도 멕시코 내부 여론에서 나온 평가라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멕시코 '폴리티코 멕시코'는 19일(한국시간)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멕시코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주제는 A조에서 어느 팀이 조 1위를 차지할 것인가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D 승자(덴마크·북마케도니아·아일랜드·체코 중 1팀)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멕시코에서 치른다. 1·2차전은 과달라하라의 아크론 스타디움, 3차전은 몬테레이의 BBVA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일정상으로도, 분위기상으로도 쉽지 않은 조건이지만 멕시코 여론은 한국을 만만한 상대로 보지 않았다.
여론조사 결과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팀은 멕시코였다. 응답자의 42.7%가 자국 대표팀의 A조 1위를 예상했다. 그러나 눈길을 끈 대목은 그 다음이었다. 무려 17.1%의 응답자가 한국이 멕시코를 제치고 조 1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동 개최국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치였다.
매체는 “멕시코의 주요 경쟁국은 한국”이라며 “멕시코 국민들 역시 한국을 조별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응답자의 17.1%가 한국이 모두를 놀라게 하고 A조 1위로 올라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남아공의 조 1위 가능성을 점친 응답자는 2.8%에 그쳤고, 유럽 플레이오프 D 승자가 A조 정상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13.4%였다. 수치만 놓고 보면 멕시코 내부에서도 A조 구도는 ‘멕시코 vs 한국’의 양강 구도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 추첨 직후부터 이어진 해외 매체들의 호평, 그리고 개최국 팬들의 경계심. 홍명보호는 아직 공 하나 차지지 않았지만, 이미 A조의 중심에 서 있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이 다시 한 번 판을 흔들 준비를 마쳤다는 신호다.